89명 사망한 바타클랑 극장 공연 가수, "사람들은 죽은척했고 탈의실에서 한 명 빼고는 다 죽였다"
2015-11-23 13:30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파리 테러 생존자들 가운데 무려 89명의 사상자를 낸 바타클랑 극장 콘서트 생존자들의 증언이 주목 받고 있다. CNN 등 외신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공연을 했던 미국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멤버를 포함해 파리 테러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람들은 죽은척했고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바타클랑 극장에서 공연을 했던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멤버들이 미국 매체 바이스(Vice)와 인터뷰를 가졌다. 파리 테러 참사 이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은 파리 투어가 끝난 뒤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언론 공개를 꺼려왔다.
멤버 제시 휴즈는 “테러범들이 여러 사람들이 숨어 있던 탈의실 안으로 들어와 가죽 재킷 아래 숨은 한 아이를 제외하고는 다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숨진 이유는 친구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도망가기 보다는 친구를 지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테러 당시 무대 뒤 출구를 통해 무사히 탈출했지만 매니저와 음반사 동료를 잃었다.
파리 테러의 또 다른 생존자인 엠마 파키슨(19)은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팬으로 콘서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녀는 채널나인의 식스티미닛츠와의 인터뷰에서 “첫번째 총성이 들렸을 때 관객이 갖고 온 싸구려 불꽃 놀이가 잘못 터졌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곧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바닥에 숙였다”고 말했다.
생존자 미국인 매슈(36)는 테러 당시 촉박했던 탈출 현장을 증언했다. 그는 “총소리라는 것을 바로 알아채고 출구쪽으로 달렸다”며 “팔에 총을 맞고서는 죽은척 있다가 총소리가 멈출 때마다 온 힘을 다해 1cm씩 기어 나왔다”고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