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거두' 헝다그룹, 보험업계 출사표

2015-11-23 11:24
중국 헝다그룹, 22일 헝다생명 등장 선포...2018년 총 자산 1000억 위안 목표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恒大)그룹이 보험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던 헝다그룹의 첫 금융업 진출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헝다그룹이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신대동방생명(中新大東方人壽) 지분 50% 인수했고 '헝다생명'으로 사명을 바꿔 보험시장에 본격 진출할 뜻을 밝혔다고 23일 보도했다.

2006년 5월 설립된 중신대동방생명는 싱가포르 보험회사인 대동방생명과 중국 충칭(重慶)시 부동산그룹이 각각 50%씩 출자해 세운 합자회사다.

2012년 이후 중국 보험업계가 주춤하면서 대동방생명과 충칭부동산은 2013년 각 25%의 지분을 충칭도시건설과 충칭재신(財信) 기업그룹에 매각했다. 4개 회사가 25%씩 지분을 나눠갖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상태에서 헝다그룹이 50%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며 보험업계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헝다그룹은 서민형주택, 문화관광, 헬스케어, 비즈니스 호텔, 스포츠·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금융업에 고개를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신대동방생명이 지난 2009년 이후 적자행진을 이어온 만큼 헝다그룹과의 만남이 회생과 시너지의 길이 될 수 있을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헝다그룹은 헝다생명의 자산규모를 2018년 12월 31일 기준 1000억 위안(약 18조원)까지 확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2014년 말 기준 헝다생명의 총 자산규모는 32억3900만 위안으로 3~4년 만에 자산규모를 무려 30배 늘리겠다는 포부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자산 규모를 수 십배 불리겠다는 목표는 허황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주가 투자자금을 늘리고, 추가채권 발행, 대규모 인수합병과 보험료 수입 증대 등을 통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안방(安邦)보험의 사례를 들었다. 지난 2013년 안방보험의 총자산은 169억7200만 위안이었지만 1년 뒤인 2014년 말 자산규모는 1195억2900만 무려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자오둥메이(趙冬梅) 헝다생명 회장은 "헝다그룹의 막강한 경영능력, 자금력을 바탕으로 헝다생명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훨씬 커졌다"면서 자산규모 1000억 위안 달성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헝다그룹의 총자산은 올 3분기 기준 5399억 위안이다. 지난해 총 매출은 1315억 위안, 순이윤은 180억 위안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순익도 133억 위안, 여유 현금자금은 816억 위안, 투자가능 자금은 2100억 위안에 달했다. 올 10월까지 누적 매출규모는 1545억 위안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