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시위 이후 첫 선거 "노인 봉고차 나르기" 등으로 얼룩져
2015-11-23 17:12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홍콩 '우산혁명' 이후 민심을 알 수 있는 첫 투표가 홍콩에서 실시됐으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고 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표자들 중에는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도 모른채 시키는대로 투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구의회 선거가 실시된 지난 22일 홍훔시 캄마 양로원의 경우 제3자가 노인들의 신분증을 챙긴채 이들을 투표소로 실어나른 뒤 특정 후보를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정당하지 못한 수법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투표소를 찾은 한 할머니에게 "누굴 뽑냐"고 묻자 "젊은 사람들이 누굴 뽑을지 말해줬는데 잊어버렸다"고 답했고 다른 동행은 "(자원봉사자들이) 올라가서 누굴 뽑을지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들은 그런 행동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단지 선거를 할 수 있도록 데리고 온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의회 선거 자체는 사실상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지만 지난해 79일간 지속된 민주화 혁명 이후 첫 투표로써 홍콩 시민들의 생각을 보여줄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노인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시하고 일부러 투표소까지 데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과의 정당성이 개운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구의회 선거는 전체 유권자 312만 명 중 146만 8000명이 투표해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