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시대 도래...거대한 ‘프런티어’ 시장을 잡아라

2015-11-11 16:52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 구축한 가스전 해상플랫폼. [사진 =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거대한 미개척 '프런티어' 시장 미얀마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53년 만에 민주화로의 길로 들어서게 된 미얀마는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해외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았던 빗장을 풀어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2012년 이후 7% 이상의 고속성장세를 유지해왔고, 접경지역 포함 3억5300만명 가량의 인구를 기반으로 소비력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가와의 교류 단절로 여전히 선진브랜드 진입이 적은 초기단계 소비시장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에 미얀마는 우리나라 기업이 선점효과를 노려볼만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 아직은 낯선 시장...기진출企, 제조‧자원 분야에 집중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7년간 한국기업의 대(對) 미얀마 투자 신고건수는 204건으로 총 투자금액은 21억4879만달러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미얀마 투자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은 제조업과 자원개발 등에 집중돼 있다. 

한국의 대 미얀마 투자 진출은 1990년 대우전자가 가전제품 생산에 투자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대우무역, 대우목재, 대우 E&P, 대우봉제 등 대우 계열사의 투자가 잇따랐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는 가스전 개발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장 성공적 사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3년 11월 기준으로 80억 입방피트(ft³)의 천연가스를 판매했고, 2014년 하반기까지 하루 단위로 5억ft³씩 늘렸다. 

1997년 미얀마로 진출, 건재자용 아연강판을 생산하던 포스코는 2005년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했다가 2006년 다시 재개해 관련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스코 E&C도 UMEHL과의 합작으로 컬러강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효성미얀마가 현지 AMC와 합작으로 H빔과 파이프 제조공장 설립을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 전자‧자동차, 인프라‧부동산 기업 호재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글로벌 인지도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전자 업체들의 진출이다. 실례로 현재 미얀마의 스마트폰 이용 비중은 5%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이 파고들 공간이 많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미얀마에 저가형 핸드폰 생산공장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밝혀진 바가 없다.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 기업도 진출의 기회가 넓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개정된 미얀마 자동차법에 따라 도로교통에 위협이 되는 우측핸들 차량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는 미얀마 차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산 자동차 업계에는 악재가, 역으로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과 함께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기업이 미얀마 시장에서 자리를 넓힐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움직임을 반영하듯 최근 미얀마 양곤 시내에는 현대차 대리점이 들어섰다. 또 현대차 포터, 기아차 봉고 등 1t 트럭 등 한국 자동차도 미얀마 시내에서 자주 눈에 띈다. 

인프라와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기업의 주도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양곤에 호텔을 짓고 있으며, 한화는 현지 대기업과 손잡고 주상복합 오피스 개발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SK건설은 지난해 6600억원 규모의 상하수도‧폐기물처리 시스템 개선사업을 미얀마 정부에 제안하고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건설‧한라 컨소시엄 역시 양곤의 도시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 한류타고 뜨는 유통‧프렌차이즈 사업
지난 2013년 4월 외국계로는 처음으로 미얀마에 1호점 체인을 개설한 롯데리아는 현재 8호점까지 점포를 늘렸다. 한국 BBQ도 지난 2013년 6월 현지기업인 YKKO와 합작을 통해 미얀마 시장에 1호점을 개설했으며, 현재 4호점으로 늘려 정상 운영 중이다.

디저트사업도 활발해지면서 카페베네도 현지에서 파트너를 찾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에 개점한 디저트카페 스노우팩토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현재 3호점까지 오픈했다. 또 올해는 빙수 전문점인 매직스노우가 미얀마에 1호점을 오픈했다.

금융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우리, 하나, 국민, 신한,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연락사무소가 개소된 상태다.

미얀마 내 통신환경이 개선되면서 모바일을 활용한 앱, 쇼핑몰 등 관련 사업들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 라인(LINE)은 모바일을 활용한 프로모션 활동을 미얀마에서 진행한 바 있다.

여성 소비자의 미용에 대한 소비도 늘면서 한국 화장품 업계의 진출도 기대된다. 미얀마는 한국 화장품 수출국 7위로, 현재 미얀마 대형 쇼핑몰에는 미샤, 더페이스샵 등 한국산 화장품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