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휠체어 타고 법정 출석…변호인 검찰 날선 공방
2015-11-10 18:30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1600억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5) CJ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파기환송 전 판결의 법리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0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 심리로 진행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액수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일반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관해 다른 의견을 주장했다.
검찰은 배임죄는 손해가 실제 발생하지 않아도 손해의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는 범죄라는 점, 회장의 개인적인 부동산 투기에 회사 법인이 담보를 제공하고 보증채무를 부담해 손해를 지게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일반 형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한 대법원의 판단이 맞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금융기관도 대출을 할 당시 보증 제공은 형식적 의미라고 진술했고, 이 회장 등도 회사에 어떤 손해가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이어 이 회장 등은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CJ재팬에 손해를 끼칠 의사가 없었으며, 실제로 CJ재팬에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 변제를 위한 모든 조치도 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회장은 1600억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이 회장의 조세포탈·횡령 혐의 대부분을 원심과 같이 인정했지만 배임에 대한 가중처벌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8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이 악화돼 불구속 상태로 치료를 받으며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파기환송심 공판에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은 재판 내내 힘든 표정을 지었다. 변호인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심각한 감염 우려 때문에 외부 외출을 삼가게 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환절기에 감염의 우려가 있지만 재판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로 출석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모든 게 제 탓"이라며 "건강을 잘 회복하고 선대 유지인 사업보국과 미완성의 CJ를 세계적 기업으로(만들) 기회를 재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