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의 기운' 흐르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제2의 비전 실현 박차
2015-11-10 16:12
초대형 고로를 3개나 보유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1600℃가 넘는 붉은 쇳물을 쉴새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뜨거운 쇳물에서 나오는 열기처럼 '철(鐵)의 기운'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곳. 지난 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마주한 첫 인상이다.
◆24시간 쉼없이 가동되는 '일관생산시스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첫 대면한 사람은 가장 먼저 규모에 놀란다. 면적만 여의도의 3배 크기인 882만㎡(267만평)에 달하며, 이곳에서 연간 2400만t의 조강이 생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벨트 컨베이어를 사람의 혈관에 비유한다. 일관화된 생산공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곳곳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이 마치 사람의 혈관을 통해 운반되는 혈류와 같다는 의미다.
현대제철 '일관생산시스템'의 핵심 공정이 이뤄지는 C열연공장 내부에선 쉴새없이 시뻘건 가공전 반제품인 슬래브 쇳덩이가 레일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는 열과 압력을 가해 첫번째 완제품인 열연코일을 만드는 과정이다. 10m x 30cm의 슬라브를 1000m x 3mm의 20t 열연코일로 만들기 위해 가해지는 엄청난 열과 압력의 무게가 기계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로 느껴진다.
자동차용 강판에 높은 장력을 입혀주는 용융아연도금라인(CGL)과 냉연도금복합라인(CVGL)을 통한 핫코일 용접 작업도 한창이었다. 40초간의 이 작업은 최고의 초고장력 강판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다.
2냉연공장에서 생산되는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은 연간 150만t으로, 이웃한 1냉연공장(250만t)과 순천공장(200만t)을 합하면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연간 냉연강판은 600만t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가동을 앞둔 #2CGL가 본격 운영되면 생산량은 50만t 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車 강판에서 특수강까지...완벽한 라인업으로 '최강' 노린다
현대제철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초고장력 생산체제에 기술력을 더해 3세대 신강종 개발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특수강 사업으로의 진출이다. 현대제철이 2018년 연 100만t 생산을 목표로 건설한 특수강 공장의 공정률은 99.9%에 달한다. 이날도 특수강 공장은 내년 2월 본격적인 양산에 앞서 철통 보안 속에 핫런(hot-run‧시험생산) 중이었다.
자동차용 초고장력강판 중심 연구개발 움직임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현대제철 연구개발(R&D)의 핵심 기지인 기술연구원으로 들어서면 지난 4일 현대차가 출시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프레임 전시 모델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술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의 전시 차량 프레임 모델은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바로 교체된다. 제네시스에 적용된 초고장력 강판 기술처럼 전시된 신차에 적용된 현대제철의 최신 강판 기술도 이곳에서 엿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그룹사간 연구·개발(R&D) 연계를 통해 신차에 적합한 최신식 개발기술을 선행 연구하고, 이를 곧바로 신차에 적용한다"면서 "이후 출시되는 제네시스 차량에 현대제철의 최신 기술이 가장 먼저 반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제철의 강판 개발이 곧 현대차의 품질 향상으로도 이어지는 시너지효과가 여기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현재 집중하는 기술개발 목표는 초고장력 강판 확대와 차량의 경량화, 조선업의 극한물성 강화다.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초경량의 초고장력 강판 기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북극항로 개발과 함께 조선에 쓰이는 극지 운항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용 후판을 개발하는 것도 주력 개발 연구 분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