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 권력서열 16개월만에 싹 바뀌어…실세 황병서 3위

2015-11-09 17:05

[사진=MBN ]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 김정은 체제의 권력서열이 16개월 만에 상당수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171명(위원장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포함)과 지난해 7월 공개된 전병호 노동당 군사담당 비서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89명의 명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이번 리을설의 장의위원 명단 서열에서는 전병호의 장의위원 서열 때보다 한단계 높은 3위로 올라서 핵심실세임을 과시했다. 이는 박봉주 내각총리(4위) 보다 서열이 높은 것이다.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기남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는 최근 대외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7월의 7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또 올해 들어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차례 수행한 최태복 당 비서는 8위에서 6위로, 김양건 당 비서가 16위에서 14위로 각각 올라서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은 11위에서 9위로, 강석주 국제담당 비서는 12위에서 10위로,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은 13위에서 11위로 각각 서열이 상승했다.

또 지난해 6위였던 현영철의 뒤를 이은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서열 7위에 자리 잡았고, 지난해 5위였던 리영길 총참모장은 8위로 세 계단 낮아졌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14위에서 12위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15위에서 13위로 두 계단 올라섰고 곽범기 당 비서와 오수용 비서는 15, 16위를 각각 차지했다.

평양아파트 붕괴사고로 강등됐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18위에 이름을 올렸고, 노두철 내각 부총리가 그 뒤를 이었다.

당 실세 중 한 명인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두 계단 높은 20위로 올랐다.

이밖에 당 부부장이 40위권, 군부 실세들이 50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북한의 각종 공식 행사에서 주석단 서열 6위를 차지했고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 중 한 명인 최룡해 당 비서는 이번 리을설의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도 지난 4월19일 최고인민회의 13기회의에서 국방위원에서 물러난 뒤 이번 명단에는 사라졌다.

리재일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오일정 당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의 이름도 빠져 있어 이들의 해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과학기술전당 건설 현장시찰을 수행했던 한광복 당 과학교육부장과 당 경공업부장으로 발탁된 안정수 역시 명단에서 사라졌다.

장의위에 포함된 최상건 전 국가과학기술위원장과 군 중장 출신 리영래가 한광복과 오일정의 위치를 각각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수의 후임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정 실장은 "항일빨치산 2세대 대표주자로 꼽히는 최룡해와 오일정이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진 점은 북한 지도부에 상당한 동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절대적 기준으로 삼았던 출신 성분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만큼 개인의 무한충성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