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더스틴 존슨, 볼이 너무 잘 맞아 7억원 손해
2015-11-09 10:55
WGC ‘HSBC 챔피언스’에서 해프닝…로리 매킬로이는 한 번 쳐보지도 못하고 새 볼 물에
8일 중국 상하이의 쉬산인터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총상금 850만달러, 우승상금 140만달러)에서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관련된 상황을 요약한다.
◆“너무 잘 맞아서 탈”
3라운드까지 선두와 1타차의 공동 2위를 달리던 존슨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우승을 노렸다. 최종일 7번홀까지만 해도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7언더파를 기록, 선두 러셀 녹스(스코틀랜드)에게 1타차로 따라붙었다.
8번홀(파5·길이603야드)에서 사단이 일어났다. 페어웨이에서 시도한 웨지샷이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또하나의 버디가 연상됐다. 그런데 볼은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바운스돼 약 10m를 구르더니 경사를 타고 그린 주변의 개울로 들어가버렸다. 존슨은 웨지를 떨어뜨리며 망연자실했다. 존슨은 설상가상으로 1.5m거리의 보기 퍼트마저 놓쳐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버디 기회가 졸지에 더블보기로 변해버렸다.
존슨은 그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72타(65·71·65·71)로 챔피언 녹스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언론들은 이 장면을 두고 ‘2015-2016시즌에 나온 가장 불운한 바운스’라고 표현했다. 존슨은 경기 후 “불운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골프다.”거 덤덤하게 말했다.
그 한 방으로 존슨은 금전적인 손해도 봤다. 공동 5위 상금은 27만6000달러(약 3억2000만원)다. 존슨이 그 홀에서 버디를 했더라면 ‘이론상’ 그는 합계 19언더파로 단독 2위가 된다. 2위 상금은 85만달러(약 9억8000만원)다. 한 번 잘못된 바운스의 대가는 57만4000달러(약 6억6000만원)에 달한 셈이다.
◆“볼 한 번 못쳐보고 물에 빠뜨렸네요”
매킬로이는 2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새 볼을 한 번도 쳐보지 못하고 물에 ‘헌납’했다.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드롭하는데, 드롭구역이 여유가 없었다. 볼 낙하지점을 조금 벗어나면 바로 물이었다.
매킬로이가 1벌타를 받은 후 드롭한 볼은 지면에 떨어진 후 굴러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 경우 벌타는 없고 재드롭하면 된다<규칙 20-2c>. 그 홀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캐디로 하여금 해저드로 굴러가는 볼을 줍게 한 버바 왓슨(미국)과는 대조적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 3월초 WGC 캐딜락챔피언십 2라운드 8번홀(파5)에서 3번아이언 세컨드샷이 물에 들어가자 그 클럽을 해저드에 던져버렸다. 그 탓에 5000달러(약 570만원)의 벌금을 받기도 했다.
외신들은 “당시에는 플레이어 스스로 신형 클럽을 물에 처넣었는데 이번에는 경사 때문에 새 볼이 물에 들어가고 말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