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부, 온실 가스 감축보다는 전력 공급이 우선

2015-11-08 16:11

 

[사진=인도 비하르 지역의 전력 공급 확충을 주장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인도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 저소득층 대다수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이다. 

인도 비하르에 거주하는 농부 사티시 빠스완(35세, 농부)은 작년에 땅을 팔아 태양 전지판과 전구를 샀다. 전력 공급이 안 돼 자녀들이 저녁에 공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들은 항상 전기를 공급해주겠다는 말만할 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WP와의 인터뷰에서 한탄했다. 

인도의 전력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3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전력 공급에서 아예 배제돼 있다. 또  12억명은 전기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잦은 정전에 시달린다. 빈번한 정전으로 인해 인도의 주요 IT기업들은 자체 발전기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지방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11년 인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한 곳인 비하르의 인구 1억3000명 가운데 16%이상이 소의 배설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인도 정부가 해수면 상승, 가뭄, 홍수 등 기후 온난화가 초래할 위기를 인식하고는 있으나 인구의 30%에 달하는 빈곤층이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전했다.

전 환경부 장관인 자이랑 라메시는 “우리는 석탄을 포기할 수 없다”며 “석탄을 포기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바 있다. 현재 인도의 전력 공급 대부분은 125곳의 석탄 발전소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인도 정부는 지구 온난화는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한다. 지난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유엔 총회(UN GA)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아닌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재해에 더 취약하다는 것으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도와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한편 올 연말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논의하는 파리 기후 회의 개최를 앞두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2년까지 태양력과 풍력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2년까지 태양력 발전으로 100기가와트 전력을 생산하고 풍력발전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77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방침이다. 

그러나 에너지, 환경, 물 위원회(CEEW)는 18개월마다 태양력 발전소의 에너지 생산량을 2배씩 늘리지 않는 한 모디 총리의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