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옮긴 신발 브랜드, 재기 나선다

2015-11-09 07:53

[사진제공=ABC마트]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한때' 잘 나가던 신발 브랜드가 새 단장에 나섰다. 브랜드 역사와 제품의 질을 갖추고도 유통망을 넓히기 쉽지 않아 한 차례 부침을 겪은 브랜드들이 새 주인을 만나 재기를 꿈꾸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콰이아·컨버스·제옥스· 써코니 등 신발 브랜드가 다시 한 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백화점에서 운동화·구두 코너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면서 신발 브랜드도 자체 유통망 없이는 자생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 이들 업체가 한국에서 고배를 마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운동화브랜드 써코니는 고향인 미국에서는 나이키·리복과 함께 러닝화 전문 브랜드로 전문성을 인정받았지만, 한국에서 유독 입지를 넓히지 못했다.

써코니는 2013년부터 세정그룹에서 전개했지만 지난 6월 라이선스 사업을 접었다. 이를 슈즈멀티숍 ABC마트가 이어받아 내년부터 써코니의 본격적인 국내 사업에 들어간다. ABC마트는 15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써코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옥스의 '마티아스' [사진제공=금강제화]


금강제화는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컨버스의 리테일 전개권을 확보한 데 이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2년간 전개해온 이탈리아 컴포트 슈즈 브랜드 제옥스의 국내 독점 전개권을 계열사인 갈라인터내셔날을 통해 확보했다.

컨버스를 통해 첫 패션 브랜드의 유통 사업을, 제옥스를 통해 첫 단독 브랜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제옥스는 올해 초 21개였던 매장이 현재 29개로 늘어났으며, 판매량 역시 매월 5% 정도 신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약 1만켤레를 판매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갈라인터내셔날은 제옥스의 올해 총 10만켤레 판매, 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스콰이아도 지난 6월 패션그룹형지의 품에 안겼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 에스콰이아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신상품과 확장된 라인업이 2016 봄·여름시즌부터 나오는 만큼 본격적인 사업 전개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발 브랜드를 전개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역사와 기술력을 가진 브랜드 사업권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브랜드에서도 전국적인 유통망과 신발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업체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반기기 때문에 윈-윈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