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 트랜드는 '기업 개성 살리기'
2015-11-05 11:00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공헌 사업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기업의 개성'을 부각시키는 데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우리나라 1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사회공헌 사업계획 추진 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기업의 60%가 기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공유가치창출(CSV·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 등 새로운 사회공헌 방식의 도입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기업 사회공헌의 방향이 기업의 핵심가치와 특성에 연관성이 높은 분야를 발굴해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업(業)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특색을 살린 기업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임직원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활용하여 기업별 전문성을 살린 프로보노(Pro Bono)형 프로그램이 많았다. 프로보노는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을 의미한다.
실례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임직원이 참여해 건설업 직업체험 교육을 실시하는 '주니어 건설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SK는 임직원들이 사회적기업·소셜벤처 등에 회계, 마케팅, 계약검토 등 경영을 자문하는 '프로보노 봉사단'을 운영 중이다. 한국 타이어의 'H-Safety 드라이빙 스쿨', 아시아나의 '색동나래 교실', CJ 푸드빌의 '꿈★은 이루어진다' 등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일반적인 노력봉사 위주의 사회공헌활동과 달리 프로보노형 프로그램은 기업이 보유한 경험, 지식, 기술 등 전문성을 활용하여 특색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참여 임직원 개인 측면에서도 전문성 활용은 물론, 리더십·팀워크 향상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 사회공헌 영역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외부기관과의 협업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사회공헌사업 파트너 선정 시에도 개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파트너로 전문성을 갖춘 NPO(47.7%)를 선택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 파트너십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3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기업의 사회공헌 트랜드에 대해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사회공헌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가 기업별 개성 살리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