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나는 남쪽의 박정희가 부럽다"
2015-11-03 00:30
김일성 주석의 절친이었던 일본의 정치인이자 아시아 아프리카 그룹(Asia-Africa group) 회장이었던 우쓰노미아 는 평양에서 김일성을 자주 만났다.
김 주석은 평양에서 술 한잔하며 우쓰노미아 회장에 "나는 남쪽의 박정희가 부럽다. 나는 아무리 울어도 젖줄놈이 없다"라며 한탄했다.
1948년부터 1994년 사망할 때까지 내각수상과 국가주석으로 권력을 독점해 개인숭배체제를 구축할 정도로 강인한 이미지였던 그도 남한의 한미동맹을 부러워했던 것일까.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김일성 주석은 우쓰노미아 회장에 "남쪽의 박정희는 모르면 가르쳐줄 선생이 있는데 나는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지도 않고 알수도 없어 선생을 찾아도 가르쳐줄만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며 실토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렸다. 3년 6개월만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가장 유심히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미국과 북한이다.
우선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일본 정상들을 만날 때 남측 최전방에서 한미 협력을 다졌다.
특히 한미는 2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작전개념 이행지침을 승인하면서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를 "미국이 대한민국을 방위한다는 단호하고 확고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한일중 정상회담 내내 역사문제로 핵심의제 돌파에 지지부진 했던 한일중. 이번 정상회의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본과 이를 지켜보는 미국.
이 소식통은 "미국에게 일본은 한국보다 더 중요한 국가임은 틀림없다"며 "하지만 미국으로선 일본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을 보호하는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으로 대북 대응력을 공고히 하고 적절히 일본과 한국을 다독이는 미국.
37년 전, 김일성 주석의 한탄대로 남한이 줄을 잘서서 좋은 선생을 얻었지만 그 효과는 한계에 다다랐다.
일본의 역사문제 직시는 미국의 계산을 넘어 우리의 최우선 과제란 걸 김일성 주석도 지하에서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