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3호 반가사유상, 78호상보다 제작기술 뛰어나"

2015-10-31 15:21
국립중앙박물관 '고대 불교조각의 흐름' 국제학술 심포지엄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대 불교조각의 흐름'이란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 중 83호상의 제작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한국 불교 조각 중 최고로 꼽히는 국보 제78호와 제83호 반가사유상 중 83호상의 제작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대 불교조각의 흐름'이란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민병찬 연구기획부장은 국보 78호와 86호 반가사유상을 비교한 '금동반가사유상의 제작방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두 불상 모두 밀납주조법에 따라 만들어졌으나 육안 관찰과 감마선 사진, 비파괴 형광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83호 불상이 78호상보다 주조 기술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흙으로 불상의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밀납을 입혀 조각한 뒤 점토를 덧씌우는 밀납주조법은 이후 열을 가해 점토 밑의 밀납을 빼낸다. 여기에 청동 쇳물을 부어 식혔다가 바깥의 점토를 깨면 완성된 불상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밀납주조법은 흙으로 불상의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밀납을 입혀 조각한 뒤 점토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이후 열을 가해 점토 밑의 밀납을 빼낸 뒤 청동 쇳물을 부어 식혔다가 바깥의 점토를 깨면 완성된 불상이 나온다. 우리나라에도 6세기경에는 이미 밀납주조법이 들어와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한 삼국시대 대부분의 중소형 금동불이 밀납주조법으로 제작됐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78호 불상은 머리와 몸체, 왼발의 연화좌(연꽃 모양으로 만든 불상 자리) 등 세 부분을 따로 만든 뒤 이어붙였지만 83호상은 머리와 몸체를 한꺼번에 제작했다. 또한 83호상과 달리 78호상은 주조 과정에서 쇳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곳곳에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제작 초기 흙으로 불상의 형태를 만들 때 83호상은 입자가 큰 사질점토를 내형토로 사용해 내부 공간의 공기가 원활히 배출됐고 불상의 두께가 두꺼워 쇳물이 잘 흘러들어 갔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민 부장은 "재료상으로는 주석이 5% 내외로 함유된 청동이라는 점에선 비슷하나 내부 공기 제거, 쇳물의 유동성 확보, 내형토를 확실하게 고정시킨 철심 등을 통해 주조 실패율을 최소한으로 줄인 83호상이 (78호상에 비해) 더 기법이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10주년 기념특별전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에서 전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