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 유동성 지원…2016년 이후 인력감축

2015-10-29 16:00
오전 이사회 후 자구계획 포함한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 결정

산업은행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올 상반기 3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본격적인 정상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산은은 29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한 후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주도해 신규출자 및 신규대출 방식으로 4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를 위해 오는 11월 6일 대우조선해양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즉시 자금투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유동성 지원과 연계한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자본확충을 신속하게 실행해 2016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500% 수준 이하로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

특히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는 신규 발급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를 각각 3분의 1씩 공급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도 기존거래를 유지해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외국환 거래 등 회사의 영업활동에 필수적인 금융거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회사의 철저한 체질 개선과 강력한 내부 구조조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용호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수주 및 인력 운영 계획, 임금동결 등 인건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 계획, 유동성 확보 계획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서를 대우조선 측에 징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인력과 조직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을 강조했다. 정 부행장은 "현 시점에서는 공정 지연이나 과부하가 우려되는 해양플랜트를 조속히 마무리해 인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인력 감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해양플랜트 인도가 마무리되는 2016년도 이후에는 직영 인력과 사내 외주 인력을 적정 생산 규모에 맞는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에 대해서는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전량 매각해 약 75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향후 3년간 인적 쇄신, 저비용·고효율 구조로의 개선, 직접경비 및 자재비 절감 등으로 1조1000억원 이상의 손익 개선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임원 규모도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그는 "임원 축소는 물론 임원 임금을 반납(기본급 기준 CEO 20%, 부사장 및 전무 15%, 상무 10%)할 예정"이라며 "우선 부장급 이상 일반직 직원 300명에 대한 권고사직, 임금피크제 강화 및 조직슬림화 등 조직 재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하반기 이후 영업외손실까지 포함, 최대 3조원의 잠재적인 추가 손실 발생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은은 대규모 부실의 근본 원인이 조선업 장기 불황 국면에서 무리한 경영활동을 지속하고 경영관리가 취약했던 데 있다고 판단, 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다.

회계분식 의혹과 관련해서는 금감원에 실사 결과를 제출, 향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감리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향후 산은, 수은, KEB하나은행, 농협으로 구성된 합동 경영관리단을 운영해 경영정상화 이행 상황을 철처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