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매매 답보·지방 미분양 증가… 공급과잉 역풍맞는 주택시장

2015-10-26 16:01

[제공=국토교통부]


아주경제 노경조·김종호 기자 = 건설사들이 가을 성수기를 맞아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전국 미분양주택 물량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다치를 경신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도 전년에 비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증가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완공 후 입주 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전월(3만1698가구) 대비 2.6%(826가구) 증가한 총 3만2524가구로 집계됐다. 가을철 신규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미분양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1만4549가구로 전월 대비 8.4%(1340가구) 감소하는 등 3개월 연속 줄었다. 반면 지방(1만7975가구)은 부산·대구·충남을 중심으로 13.7%(2166가구)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부산(208가구, 19.9%) △대구(97가구, 881.8%) △광주(70가구, 36.8%) △충북(23가구, 1.9%) △충남(1901가구, 52.3%) △전북(9가구, 0.8%) △경남(194가구, 7.4%) 등이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477가구로 같은 기간 3.1%(368가구) 감소했다.

올해 미분양주택은 1~4월 감소하다가 5월 2만8142가구, 6월 3만4068가구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후 7월 3만3177가구, 8월 3만1698가구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듯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의 미분양 증가 원인은 경기침체보다 공급과잉에 가깝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미분양 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수도권도 매매거래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청약시장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수수요가 위축되면 신규 분양시장으로가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8937건(일평균 343건)으로 전년 동기(1만830건·일평균 349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추세라면 올 들어 처음으로 전년 대비 거래량이 낮아질 전망이다.

앞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올 1월 6827건에서 3월 1만2980건으로 뛴 이후 4월(1만3730건)과 5월(1만2562건) 등 지난 8월까지 1만여건 이상의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월별 역대 최대치 기록 경신을 이어왔다.

그러나 9월부터 추석 연휴에 따른 거래일 감소와 가격에 대한 부담감, 정부가 올 7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대책', 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며 관망세가 늘고, 가을 이사철 성수기인 이달까지 거래량 둔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증가 우려가 일부 실수요자 및 투자자 사이에서 확대되면서 부동산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많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지난 8월까지 쉴 새 없이 거래해온 데다, 추석 여파와 가격 부담감, 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며 2개월 연속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답보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가을 이사철 진입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