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성·이종수 교수, 과도한 선천성 면역반응 조절하는 단백질 발굴

2015-10-21 17:19

마치5(MARCH5) 유전자 결손 마우스에서의 면역반응 마치5 유전자 결손 쥐(오른쪽)에 RNA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마치5 유전자가 있는 마우스보다 인터페론과 여러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증가한다. 마브스(MAVS)를 통한 미토콘드리아 매개성 면역반응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미래부]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체 내 선천성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인자로 '마치5(MARCH5)' 단백질을 발굴했다고 21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밝혔다. 과도한 면역반응 생성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조절분자인 마치5 단백질의 발굴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체는 외부의 바이러스 침입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선천성 면역반응체계를 지닌다. 신체 내 세포는 침입한 바이러스의 유전자(RNA 또는 DNA)를 인지하고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을 즉각적으로 생산·분비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때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마브스는 항(抗)바이러스성 단백질인 인터페론과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인 싸이토카인의 생산을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 단백질이다.

그러나 마브스 단백질이 계속 활성화돼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생산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오히려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다양한 병리학적 이상과 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는 바이러스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작용이 필요하다.

 

조혜성·이종수 교수. [사진=미래부 제공]

조혜성 아주대 교수와 이종수 충남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마치5 단백질 결핍 실험쥐에서 RNA바이러스(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RNA를 유전자로 가진 바이러스) 감염시 정상 쥐에서보다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성이 현저히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 쥐는 마치5 단백질은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고 있다.

RNA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 마브스 단백질은 집합체를 형성하며 활성화되고, 이는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생산을 위한 강력한 신호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마치5 단백질이 활성화된 마브스 집합체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이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것을 밝혔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생체의 선천면역 반응체계에 있어 마치5가 새로운 조절단백질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마치5 단백질은 마브스 집합체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하는 최초의 조절자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시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이 생성돼 바이러스 침입에 대응하면서도 과도한 생성은 억제하는 타이머 역할을 하고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마브스 조절자들은 세포질에 존재하면서 초기 면역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연구팀이 관찰한 마치5에 의한 마브스 조절은 단순한 마브스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는 마치5가 활성화된 마브스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점이다. 마브스는 활성화되면 집합체를 형성하는데 이러한 집합체만을 마치5가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는 생체 주요단백질(MARCH5)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인류에 위협이 되고 있는 신종 및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응을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규명·치료를 위한 연구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8월 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