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당 대표 마리 르펜, 무슬림을 나치에 비유한 발언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
2015-10-21 19:20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프랑스가 국회 의원의 무슬림 비하 발언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프랑스 극우 정당의 대표 마리 르펜이 무슬림의 거리 기도를 ‘나치 점령’에 비유했던 자신의 발언이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은 인종 혐오를 조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당의 대표 르펜은 지난 2010년 이민 반대 집회에서 “이슬람 사원이 꽉 찼을 때 무슬림들이 거리로 나와 기도를 한다”며 “장갑차도 없고 군인도 없지만 이는 '점령'이다”고 말했다. 또 “기도하는 이들 사이에는 완장을 찬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 무슬림의 거리 기도를 ‘나치 점령’에 비유했다.
5년전 이 발언이 인종·종교에 대한 증오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르펜은 리옹 경범죄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반(反)인종주의단체와 무슬림 인권 단체가 르펜에 대한 재판을 요구했다. 그러나 르펜이 면책특권을 보유한 유럽의회 의원 신분이어서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었다. 이에 프랑스 검찰은 유럽의회에 르펜의 면책 특권 박탈을 요청했고 지난 2013년 유럽의회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또 르펜은 정부가 사법부를 이용해 자신을 박해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지방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는데 5년 전 사건을 (정부가) 들고 나오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은 반(反) 이민 정서에 편승해 오는 12월 지방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원고측은 르펜의 발언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의 발언은 오히려 무슬림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사회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무슬림 인권 변호사 카디자 오디아는 “무슬림에 부정적 낙인을 찍는 정당 후보들이 있다”며 “이러한 이들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 문제”라고 NYT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