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흉기테러·극우당 득세 유럽 반난민 정서 확산

2015-10-19 15:59

[사진=UNHCR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유럽의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이하 현지시간) 헨리에테 레커 쾰른 시장 후보가 유세 도중 괴한에게 목을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중상을 입었다고 미국 방송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18일 쾰른 시장 선거 최종 개표결과 레커 후보는 52.7%의 득표를 기록해 당선이 확정되었지만, 친난민 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인이 공격당한 이번 사건은 독일 내에 퍼지는 반난민 정서를 반영한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레커 후보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이번 흉기테러 외에도 최근 독일에서 반난민 시위와 테러는 늘고 있다. 난민 수용시설에 대한 공격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500여 건 발생해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위스에서는 반난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이 사상최대의 의석을 차지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 치러진 스위스 총선에서 우파인 스위스국민당(SVP)은 전체 표의 29.5%를 차지하면서 역대 최다 의석인 65석을 따냈다. 유럽 난민사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스위스 국민들이 반(反) 이민 정책을 내세은 SVP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제 3당인 중도 우파 자유당도 현 30석에서 3개 의석수를 늘렸다. 이렇게 될 경우 두 보수정당의 의석수 합은 과반인 100석에 조금 못 미치는 98석이 된다.  반면 진보적 성향의 사회민주당·녹색당·녹색자유당은 모두 12석을 잃었다. 

극우정당으로 분류될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한 국민당은 EU 회원국에서 온 이민자까지를 포함해 스위스에 들어오는 이민자의 수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위스 장크트갈렌대의 파트리크 에메네거 교수는 영국 일간지인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유럽 다른 지역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난민들이 급증하면서 유럽 각국의 난민 수용 제한도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헝가리는 지난 16일 유럽연합과 난민유입 사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뒤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새롭게 발칸루트에 포함된 슬로베니아 역시 몰려드는 난민에 하루 2500명으로 난민수용의 수를 제한하기로 하는 등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AFP 등 외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