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동주·동빈 형제의 진흙탕 싸움…총괄회장 집무실 놓고 쟁탈전 '공권력 투입 초읽기'
2015-10-21 00:01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주·신동빈 형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쟁탈전' 양상을 띠며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자칫 이번 일로 인해 경찰 출동 등 공권력마저 투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20일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이하 SDJ) 등에 따르면 이번 형제간의 신 총괄회장 쟁탈전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발끈 한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34층의 보안을 강화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16일 신 총괄회장이 자필 서명한 통고서를 신 회장 측에 전달하면서 신 총괄회장 쟁탈전은 본격화됐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롯데호텔 집무실 주변에 배치한 직원을 해산하고 CCTV를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등 총 6가지의 통고서를 직접 전달하려다 실패하자 이날 오후 4시 인수인계를 감행했다.
게다가 지난 19일 오후 신 전 부회장과 SDJ 관계자 등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외출시키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병원에서 돌아온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임명했던 이일민 비서실장(전무)를 해임시키면서 그의 집무실은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20일 자료를 내고 "신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벌이는 위법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19일 전원 자진 퇴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 집무실로 진입하면서 총괄회장 명의로 통고서라는 임의 문서를 회사에 제시하면서 기존 비서팀 직원들의 해산을 요구하고 롯데와 무관한 외부 인력을 상주시켰다"고 조치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력은 관련 법규나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발령이 없는 사람들로서 업무공간인 롯데호텔 34층에 상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의 의사라고 설명하는 내용이 조치들이 과연 총괄회장의 진정한 의사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업무중단 사태를 방치할 수 없기에 롯데호텔 대표이사 명의로 34층에 머무는 외부인들의 퇴거를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자칫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반면에 SDJ 측은 “20일 호텔롯데 대표이사 명의의 퇴거 요구는 (지난 16일 자필 서명한) 총괄회장의 뜻(통고서)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즉, 신동빈 회장 역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신 총괄회장을 모시고 있는 신 전 부회장과 그 인력들까지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총괄회장이자 롯데그룹의 창업주에 대한 정면 반박이며, 무책임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게 해임됐다는 이일민 비서실장은 이날도 정상 출근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의 저지로 사무실이 아닌 인근에서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해당 인사조치에 대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속앓이를 하는 것은 롯데그룹 계열사 관계자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마트 등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출장 세일 등의 영향으로 다소 매출이 증가하는 등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 오너가의 분쟁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높일 뿐”이라며 “당장 다음 달 확정될 면세점 수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