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브랜드 안은 가구업체

2015-10-19 00:01

[소피탈리 제품, 사진제공=한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자사 브랜드 제품의 제조·유통을 맡아온 가구업체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가구 브랜드 판매를 통해 기존 업체에서 얻지 못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에이스침대·까사미아 등 가구업체들이 자체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해외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샘은 이탈리아 소파 브랜드인 소피탈리와 깔리아의 국내 전개를 시작, 고가 소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 브랜드의 판매량은 초기 출시 대비 40% 이상 성장했으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주방 관련 생활용품 중에서는 WMF 퍼펙트 압력솥, 스톨쯔 크리스털 와인 잔 등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하는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현재 키친웨어 상품의 23%가 해외 브랜드이며, 한샘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활용품 중 수입 브랜드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에이스침대가 국내 수입·유통을 맡고 있는 리클라이너 브랜드 스트레스리스 역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에이스침대 전체 매출(1692억원)의 8.8%에 달한다.
 

[시타디자인 제품. 사진제공=까사미아]


2010년부터 까사미아가 독점 수입·유통 중인 시타디자인은 2013년 전년 대비 73%, 2014년은 62% 성장했다. 올해도 하노이와 프랑스 파리 컬렉션이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가구 업체에서 자사 브랜드가 아닌 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출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투자 대비 높은 매출액을 보이기 때문에 가구 업체 내 매출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디자인과 상품군을 갖춰 고객층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업체에 이익을 줄 수 있지만, 결국에는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매출액을 늘리기 위한 근시안적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입 브랜드의 경우 독점 수입을 하게 되면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하게 되지만, 이에 따른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를 유통하면 자사 브랜드에 새로운 이미지가 덧붙여지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면서도 "자생력을 갖추고 자사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장기적인 효과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