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 우승 후보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는?

2015-10-17 07:00

[사진출처=EURO2016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유로 2016 예선이 끝났다. 본선에 직행하는 팀들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하는 팀들의 윤곽이 나왔다. 기존의 우승후보 빅3(프랑스, 독일, 스페인)가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과시한 가운데 호시탐탐 우승컵을 도리는 다크호스들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유로 대회는 특히 이변이 많이 나온다. 92년 대회 덴마크, 2004년 대회 그리스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빅3에 못지않게 강력한 전력을 뽐낸 다크호스들을 살펴봤다.

▲ 잉글랜드 (10승 무패 31득점 3실점)
잉글랜드 스쿼드의 이름값은 예전만 못하다. 베컴, 람파드, 제라드가 뛰던 시절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별 예산에서 보여준 팀워크와 짜임새는 어느 때보다 훌륭하다.

조하트, 버틀란트 등 골키퍼는 자기 몫을 다해주고 케이힐, 자기엘카, 존스, 스몰링의 수비진도 소속팀에서보다 국가대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예선 전 경기를 통틀어 3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케이힐은 이번 조별 예선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였다. 깁스, 워커, 클라인 등 젊은 풀백들은 힘이 넘친다. 미드필드에서는 많이 뛰고 이타적인 밀러, 캐릭, 쉘비와 창의성과 테크닉을 갖춘 랄라나, 바클리, 체일벌린 등의 조합이 이상적이다. 월콧, 케인, 스털링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공격 라인업이고, 스터리지와 루니가 합류하면 제법 무게감도 생긴다.

하지만 잉글랜드를 우승후보가 아닌 다크호스로 뽑은 것은 국제 대회 징크스 때문이다. 늘 예선에서만 강한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루니의 폼 저하로 팀에 리더가 없어졌다. 슈퍼스타에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슈퍼스타가 없는 것도 강점은 아니다.

▲ 벨기에(6승2무1패 21득점 4실점)
쿠르트와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이나 콤파니, 알더하이트, 베르통헨의 수비진은 탄탄하다. 이제는 제법 경험도 쌓였다. 또 샤들리, 펠라이니, 비첼, 나인골란의 3선과 아자르, 케빈데브루네, 메르텐스 2선은 세계 강호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또 힘과 스피드를 지닌 오리지, 루카쿠, 벤테케의 스트라이커진도 상대 수비진들에게 위협적이다.

선수 개인 면면으로 볼 때 벨기에의 스쿼트는 화려하고 예선 성적도 나름 훌륭하다. 다만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2014년 월드컵에서도 좋은 멤버와 경기력을 가지고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콤파니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올 시즌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 우려스럽다. 또 ‘에이스’ 아자르가 소속팀에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 오스트리아 (9승 1무 22득점 5실점)
잉글랜드는 제외하고는 사실상 조별 예선에서 최강의 팀이었다. 러시아, 스웨덴 같은 강팀과 같은 조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점 8점차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슈퍼스타는 없지만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멀티플레이어’ 알라바를 중심으로 푸흐스, 아르나우토비치 등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공·수에서 고루 자리 잡아 짜임새가 있다. 조직력도 훌륭하다.

문제는 경험이다. 오스트리아는 개최국 자동 진출을 제외하고는 자력으로 유로 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다. 국제 대회의 압박감은 예선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를 극복해야만 ‘사고’를 칠 수 있다.

▲ 폴란드 (6승 3무 1패 33득점 10실점)
이번 유로 예선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팀은 강호 스페인도 독일도 아닌 바로 폴란드였다. 그 중심에는 혼자 13득점(5도움)을 올린 레반도프스키가 있다. 그는 이번 예선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2위를 차지한 독일의 뮐러와는 4골이나 차이난다. 소속팀 뮌헨에서도 최단 시간 5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연속 골 행진 중이다. 또 미드필드진에는 작년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명이었던 세비야의 크로초비악이 버티고 있다. 골키퍼 파비안스키와 슈체스니도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다만 조별 예선에서 10골이나 실점한 수비진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막강한 공격력에 걸맞은 수비 조직력을 갖춘다면 폴란드는 생각보다 더 위로 올라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