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성장률, 올해 2.7%·내년 3.2%...美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여전"

2015-10-15 12:0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남궁진웅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경제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3.2%로 전망했다. 앞선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낮아진 수준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2분기 성장률 실적치가 당초 예상했던 0.4%보다 낮은 0.3%로 집계돼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성장에 있어 하방리스크는 대내적인 요인보다 대외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가능성,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변동이 성장에 상당히 영향을 주는 리스크요인"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3%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인구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잠재성장률이 과거에 비해 하락했다"면서도 "성장성, 자본축적률 등을 고려할때 3%대 아래로 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올해 0.7%, 내년 1.7%로 예상했다.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하향조정됐다.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물가전망도 낮췄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소비의 개선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급증한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대답을 피했다. 

10월 기준금리 동결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 등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한편으론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수차례 언급한 바 있어 연내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언제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올해는 2.7%, 내년 3.2%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전망에 비하면 각각 0.1%포인트씩 낮은 수준이다. 올해 전망을 2.7%로 수정한 이유는 다름 아닌 2분기 실적이 당시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치가 0.3%로 나온 데 따른 결과다.

◆3%대 잠재성장률 가능성은 여전한가.
-내년 위험요인으로는 상·하방 리스크가 있다. 내년 위험요인 중 대외적 불확실성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내년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는 인구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투자 부진으로 과거에 비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나 자본 축적도 등을 고려할 때 3% 아래로 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친 영향은.
-환율이 절상되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 미치는 게 일반적 이론이다. 그렇지만 환율 절상이 부정적인 영향 미친다는 것은 기조적으로 상당기간 절상 기간을 유지한 데 따른 것이고, 일시적인 환율 움직임은 수출에 영향 미치기 어렵다.

◆성장전망률과 관련해 내수 상황이 예상보다 좋아 대외부분의 영향을 상쇄시킨 것인가.
-지난 7월 전망과 이번 전망에 큰 차이가 없다. 2분기에는 메르스 영향이 컸다. 부분적으로 변동은 있었다. 수출의 경우 여건이 조금 부진해 마이너스 요인이 있었지만 내수 쪽에서는 소비와 건설, 투자 등이 호조를 띄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망했다.

◆성장전망률과 관련해 상·하방 리스크 중 어느 쪽에 비중 두고 있나.
-상·하방 리스크는 모두 있기 마련이다. 중립적으로 보고 전망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주요국의 환율보면 원화 절하율이 신흥국보다 더 낮은데 경상수지 흑자 때문인가.
-경상수지 흑자라든가 외환 부문 건전성 등 기본적인 경제여건이 양호한 결과라고 보면 된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는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는지.
-가계대출이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될 가능성 낮다고 했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건전성, 양호한 손실 흡수능력 등을 감안하면 가계부채가 금융기관의 부실이나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빠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관련된 잠재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잠재 리스크가 소비나 성장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 금리 상승 시 취약계층의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은 유의해서 봐야 한다.

◆한은의 가계대출 위험분석에 소득정보가 없는데 자료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가계부채 문제 분석과 관련한 정보 제한이 있어 정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소득통계 등을 보완하려 노력해왔고 국회 차원에서도 노력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활된다면 가계부채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중국 금융·외환시장이 진정됐다고 했는데 중국 리스크가 줄어든 것인가.
-중국 금융·외환시장 불안은 지난달보다 진정된 게 사실이다. 중국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주가가 조정단계를 거쳤고 환율도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같은은 점을 감안하면 불안이 진정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그러나 여전히 실물경제에서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내수 회복세가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성이 있나. 
-최근 소비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후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이 이어져 비교적 빠른 회복세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됐고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 정책이 민간 소비 회복세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의 소득여건을 감안하면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노후소득 불안 등 구조적 제약요인이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인지는 주의깊게 봐야 한다.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통화정책 방향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가 위축되거나 실업이 증가하면 완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이다. 이것도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가목표제 진행 상황은.
-물가안정목표제는 3년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지금 2016년도에 적용할 목표를 작업하고 있다. 정부와 협의 중이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 내년 1.7%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전망은 7월 전망 0.9%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은 1.0%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전망이 낮아진 것은 유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한 데 기인한다.

◆인플레이션은 바닥 쳤다고 보는가.
-지금의 저물가가 유가의 급격한 하락에 기인하고 있어 유가 하락의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 효과가 소멸되면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한은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견해는 아직 유효한가.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변화하면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실물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국내 물가 안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 뿐만 아니라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보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