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기획 그레이트 코리아]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경제 수장들 명확한 전략을 가져야한다”
2015-10-11 17:00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곳곳에서는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확실한 입장표명을 밝히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배제시켰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때문에 한국이 향후 추가 가입 시에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은 물론 일본 등에 동아시아 경제 리더십을 온전히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우리나라 경제 수장들이 명확한 전략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모두가 원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분명한 전략을 갖고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간 균형자적 입장이 한국 경제에 중요
오정근 교수는 “우리는 미·중 간에 균형자적 입장을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 상황인데, 이번에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며 “우리가 금융 부문과 통상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 블록에 선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현 상황이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여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교수는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 중 한명인 도널드 트럼프가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고 한 것과 같은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이 재발할 경우 미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와 미국의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향후 이 같은 위기 재발시 미국과의 협력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한미 간에 정치, 외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점쳤다.
오정근 교수는 TPP에 가입하지 못하면서 중국 쏠림현상으로 비춰졌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크게 염려했다. 그는 “이런 쏠림현상은 옛날에 비해 떳떳하게 한미 동맹을 얘기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것과 달리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미국과 공조에서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단호히 답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만약에 한미 동맹에 금이 간 상황이라면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과 중국, G2 사이에 균형잡힌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의 균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연미화중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TPP 미가입은 경제당국의 전략 부재가 낳은 결과물
연미화중(聯美和中)이란 미국과 연대하면서 중국과도 친밀하게 지내는 외교적 해법이다. 그러나 오정근 교수는 현재 한국이 연미화중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오정근 교수는 "미국이 반대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고 통상면에서도 TPP에서 기회를 놓치게 됐다"며 "결국 미국이 잘못 확대 해석활 소지를 만들어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경제 수장들의 잘못된 상황인식과 전략의 부재가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오정근 교수는 “지난번 AIIB나 대통령 방미 시에도 미국 현지에서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했다더라”며 “미국 사람들은 절대 겉으로 속내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당국의 순진한 태도는 어디서 나온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오정근 교수는 “우리가 좀 더 깊은 외교적인 전략이 필요한데 그런 전략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동안 수 차례 현 정부의 경제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또 “이번에 한중FTA도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FTA라는 것이 서로 우위에 있는 것을 교환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인데 우리는 중국에 양보한 것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급하게 중국에 끌려간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FTA를 진행했다”며 “치밀한 전략을 갖고 있어야하는데 전략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FTA로 우리가 우위에 있는 고기술 선박, 석유화학 등의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쫓아올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정근 교수는 이 같은 전략의 부재가 결국 TPP를 놓치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에는 상당히 미숙한 태도를 보였다”며 “한마디로 국가 경제를 경영하려면 전략이 있어야하는데, 전략적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 당국을 질책했다.
그는 이번 TPP 가입을 놓치면서 정부가 줄곧 강조해온 내수 활성화나 경제 활성화 정책의 빛이 바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일례로 현대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 자동차에 밀리게 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현대자동차의 협력 또는 하청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내수와 수출이 구분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미가입의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이고 또한 중소기업이 내수를 구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기존 가입국에 대응하고 국내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할 것
그렇다면 사후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정근 교수는 지금의 불리함을 타파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의 반대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그가 일본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이미 한미 FTA가 있지만 미일FTA는 없다. 때문에 일본은 관세를 내면서 대미 수출을 해왔다”라며 “그런데 이제 관세가 없어졌기 때문에 일본의 불리함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6대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선박, 석유화학, 반도체, 전기전자 등이 모두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다”며 “이제 한국이 TPP에 들어오려고 한다면 아무래도 일본의 반대가 가장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부적인 문제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정근 교수는 “일본은 이번에 TPP를 성사시키기 위해 쌀과 축산업을 개방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부품 시장을 받아냈다”라며 “우리는 쌀문제를 통상으로 가져가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을 국내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이 향후 추가 가입 시에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은 물론 일본 등에 동아시아 경제 리더십을 온전히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우리나라 경제 수장들이 명확한 전략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모두가 원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분명한 전략을 갖고 경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간 균형자적 입장이 한국 경제에 중요
오정근 교수는 “우리는 미·중 간에 균형자적 입장을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 상황인데, 이번에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며 “우리가 금융 부문과 통상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 블록에 선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현 상황이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여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정근 교수는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 중 한명인 도널드 트럼프가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고 한 것과 같은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이 재발할 경우 미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와 미국의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향후 이 같은 위기 재발시 미국과의 협력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한미 간에 정치, 외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점쳤다.
오정근 교수는 TPP에 가입하지 못하면서 중국 쏠림현상으로 비춰졌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크게 염려했다. 그는 “이런 쏠림현상은 옛날에 비해 떳떳하게 한미 동맹을 얘기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것과 달리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미국과 공조에서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단호히 답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만약에 한미 동맹에 금이 간 상황이라면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과 중국, G2 사이에 균형잡힌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의 균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연미화중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TPP 미가입은 경제당국의 전략 부재가 낳은 결과물
연미화중(聯美和中)이란 미국과 연대하면서 중국과도 친밀하게 지내는 외교적 해법이다. 그러나 오정근 교수는 현재 한국이 연미화중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오정근 교수는 "미국이 반대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고 통상면에서도 TPP에서 기회를 놓치게 됐다"며 "결국 미국이 잘못 확대 해석활 소지를 만들어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경제 수장들의 잘못된 상황인식과 전략의 부재가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오정근 교수는 “지난번 AIIB나 대통령 방미 시에도 미국 현지에서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했다더라”며 “미국 사람들은 절대 겉으로 속내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당국의 순진한 태도는 어디서 나온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오정근 교수는 “우리가 좀 더 깊은 외교적인 전략이 필요한데 그런 전략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동안 수 차례 현 정부의 경제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또 “이번에 한중FTA도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FTA라는 것이 서로 우위에 있는 것을 교환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인데 우리는 중국에 양보한 것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급하게 중국에 끌려간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FTA를 진행했다”며 “치밀한 전략을 갖고 있어야하는데 전략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FTA로 우리가 우위에 있는 고기술 선박, 석유화학 등의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쫓아올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정근 교수는 이 같은 전략의 부재가 결국 TPP를 놓치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에는 상당히 미숙한 태도를 보였다”며 “한마디로 국가 경제를 경영하려면 전략이 있어야하는데, 전략적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 당국을 질책했다.
그는 이번 TPP 가입을 놓치면서 정부가 줄곧 강조해온 내수 활성화나 경제 활성화 정책의 빛이 바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일례로 현대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 자동차에 밀리게 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현대자동차의 협력 또는 하청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내수와 수출이 구분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미가입의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이고 또한 중소기업이 내수를 구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기존 가입국에 대응하고 국내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할 것
그렇다면 사후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정근 교수는 지금의 불리함을 타파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의 반대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그가 일본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이미 한미 FTA가 있지만 미일FTA는 없다. 때문에 일본은 관세를 내면서 대미 수출을 해왔다”라며 “그런데 이제 관세가 없어졌기 때문에 일본의 불리함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6대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선박, 석유화학, 반도체, 전기전자 등이 모두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다”며 “이제 한국이 TPP에 들어오려고 한다면 아무래도 일본의 반대가 가장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부적인 문제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정근 교수는 “일본은 이번에 TPP를 성사시키기 위해 쌀과 축산업을 개방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부품 시장을 받아냈다”라며 “우리는 쌀문제를 통상으로 가져가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을 국내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