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장ㆍ단기 투자 미리 결정해야
2015-10-05 14:44
투자에 따른 수익은 투자자가 자산을 가격의 변동위험에 노출시키고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을 부담하면서 받는 대가다. 일반적인 재테크는 어떤 자산을 어떤 규모로 투자하는 가에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투자란 ‘미국 주가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주가지수의 연계상품을 2천만원 규모로 매입’한다라는 의사결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 투자의 성과는 자산의 종류와 투자 규모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간과하기 쉬운 투자성과의 요인으로 대표적인 것이 투자시점과 투자기간이다. 투자 시점이란 언제 매입하고 언제 청산할 것인가를 가리킨다. 매매시점 혹은 매매타이밍이라 한다. 투자시점의 결정은 결국 매매가격을 결정하고 그 매매가격은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것이다.
그럼 투자자가 노력하면 투자시점의 선택에 효과가 있을까? 많은 연구와 시장참여자들의 경험은 ‘사실상 곤란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매매시점을 위한 노력은 ‘노력대비 성과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하는 매매방법이 ‘분할매매’, ‘적립식’이다. 참고로, 우리 시장에서 큰 규모로 발행되고 판매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성공 요인의 하나가 투자자가 상환시점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시장가격에 따르는 ‘자동상환(Autocall)’ 조건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투자기간은 어떠한가.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단기투자로 시작을 했다가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로 바꾸고, 새 투자기회를 찾기보다 ‘투자원금의 회복’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소위 ‘비자발적 장기투자’다.
투자기간의 결정이 ‘1주일’, ‘1개월’처럼 구체적 투자기간을 결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단기투자인지 장기투자인지를 미리 구분하고 투자기간의 결정을 바꾸지 말자는 것이다. 단기에 10% 수익을 목표로 투자했는데 단기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목표 달성을 기다리지 말고, 포지션을 청산’하고 시장을 다시 보고 새 투자기회를 찾자는 것이다. ‘예상했던 단기적 목표달성을 못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바뀐 시장에서 막연하게 기다리는’것은 투자가 아니라 ‘막연한 희망’에 의존하는 투기로 봐야 한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위험관리를 하면서 안정적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투자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좋은 투자기회’를 찾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사전에 정한 원칙을 무시하고 발생하는 ‘예상밖의 손실’을 막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재테크의 실패는 간단하게 막을 수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실행하는 투자’에서 스텝이 꼬이면 ‘다시 찾아오는 좋은 투자의 기회’를 한 발 뒤에서 바라보면서 마음으로만 투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부진한 투자 성과’ 그리고 ‘실패하는 재테크’가 될 수 있다.
자산가격의 등락이 커지고 시장 예상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금융시장에서 안정적 재테크의 출발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없애고 ‘다시 기회를 주는 시장’을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