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국내 첫 탈북민 글짓기 대회… 입상자는 인턴 기회 제공

2015-10-04 13:51
- 제1회 착한(着韓) 글동무 통일 백일장대회

지난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착한 글동무 통일 백일장 대회'에서 어린이들이 글짓기에 몰두하고 있다[제일기획 제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지난 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광복 70년과 한글날을 기념하는 탈북민 백일장이 열렸다.

‘제1회 착한(着韓) 글동무 통일 백일장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탈북민 대상 백일장 대회다. 탈북민들의 한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제일기획, 남북하나재단, 통일부, 드림터치포올 등이 함께 힘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탈북민 약 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글짓기 대회, 공연 관람, 체험활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메인 행사인 글짓기 대회는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성인부로 나눠 △아름다운 우리말, △친구, △나의 꿈, △통일 등을 주제로 3시간 동안 글 솜씨를 겨뤘다. 제출된 작품은 문학인, 북한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대상 1편, 최우수상 3편 등 총 49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중학생 박수련 양(15)이 북한에 있는 단짝 친구에게 보낸 편지글 ‘북친남친(북한 친구, 남한 친구)’이 수상했다. 박 양은 새로운 문화, 언어에 적응하며 힘들었던 마음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심사위원장 정호승 시인은 “여러 편의 탈북민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이 겪은 상처와 눈물, 그리고 새롭게 꿈꾸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며 “탈북민들은 남북한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도 누구보다 좋은 글을 많이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착한 글동무 통일 백일장 대회'에서 학생들이 글을 쓰고 있다[제일기획 제공]


이 날 행사에 참가한 탈북민들은 글짓기 대회 외에도 삼성생명 세로토닌 드럼클럽의 공연, 대학생 동아리 봉사단 ‘삼성그룹 대학생 끼 봉사단’의 춤과 마술 공연, 국립중앙박물관 투어 등에 직접 참여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겼다.

제일기획은 이번 행사에 남한말을 북한말이나 쉬운 표현으로 변환해 설명해주는 ‘글동무’ 앱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글동무’ 앱은 제일기획과 드림터치포올, 탈북민 등이 손잡고 약 6개월 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출시했다. 출시 당시에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등에서 추출한 3천 여 단어를 대상으로 단어 풀이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앱 출시 이후 사용자들의 활발한 참여로 새 단어가 지속 업데이트 돼 현재는 9000개가 넘는 단어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썸,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상세히 설명해주는 ‘이달의 단어’ 기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제일기획은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행사 취지에 맞게 백일장 우수 입상자들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이번 백일장 대회가 탈북민들의 우리말 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진학, 취업 등 우리 사회에 원활히 적응,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