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진실 이길것…비타500은 애초에 없어"

2015-10-02 16:34
'성완종 리스트' 사건 재판에 첫 출석…"'비타500'은 애초에 없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기소된 이완구(65) 전 국무총리가 2일 재판에 출석, 결백함을 호소했다. 이 전 총리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5월 15일 이후 140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전 총리는 모두발언을 자청해 "모든 것을 떠나서 고인(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오늘은 개인 이완구로서,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받은 40년 공직자로서 심경의 일단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준비해온 글을 읽었다.

그는 "찬찬히 돌이켜보면, 3월 총리 담화 등에서 해외 자원개발 투자 등에 투입된 금액이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는데, 때마침 검찰의 자원개발 수사와 맞물렸다"며 "고인이 구명운동 중 저의 원칙적인 답변에 섭섭함을 가졌으리라 짐작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근거로 고인이 마지막에 자신을 겨냥해 사정을 주도했다고 지적한 점을 들었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이날 자금전달의 수단으로 지적된 '비타500' 상자에 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 비서진의 인터뷰가 오해를 일으킨 것이며 비타500은 수사기록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선거사무실에서 금품을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경험칙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검찰의 기소를 비판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칩거 기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질문을 받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사건 당일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를 묻는 말에는 "법정에서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께 충남 부여군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상자에 포장된 현금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올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