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전세가 상승에 조바심 낼 필요없다.
2015-10-04 06:00
전국 아파트 전세가가 9월 들어 전월 대비 0.64% 올랐다. 연초부터 9월까지는 4.76% 상승했다. 국민은행이 내놓은 자료로 2014년 연간 상승률(4.36%)을 이미 넘어섰다.
단독·연립주택의 전세가 역시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모두 앞질렀다. 이처럼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추가대출을 받아 전세를 이어가거나, 주택구입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하거나 집을 사는 것이 좋을까. 2년마다 몇 천만원을 올려주기 위해 모든 저축을 단기 적금으로 운영한다면 재산을 늘릴수 있는 저축 기회를 잃게 된다.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받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되면, 그나마 모아놓은 전재산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집을 사는 것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 대출을 받아 산 집이 많이 올라서 처분했을 때 세금을 제외하고 그 동안 낸 대출이자와 물가상승률, 은행이자율 등을 합한 것보다 높은 수익을 얻어야 의미가 있다.
또 직장, 교육문제, 투자 등으로 평생 한집에서만 사는 것이 아닌 만큼 너무 이른 시기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한다면 재산을 불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집을 보유하면 은퇴 후 주택연금으로 노후자금을 충당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선 가치가 높은 집을 사야 하는데, 주택마련을 위한 종자돈을 빨리 모으고 잘 불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 주택가격의 70% 이상이 준비됐을 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 우리나라도 환율방어와 외국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고, 대출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서게 된다.
즉, 이자 부담에 휘청거리는 주택대출자들이 속출하게 되고 하우스푸어가 대거 양산돼 부동산시장의 조정을 피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30세대는 자금력이 4050세대보다 떨어지므로, 이자 상승의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확정이 된 상황이고, 시기와 폭만 남았다. 따라서 지금 과도하게 빚을 내서 주택구매에 나서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해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로 뛰어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기보다는 월세로 전환해 대출을 털어내고 시장의 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종잣돈을 불려야 한다. 경기 회복기에 들어서면 경매를 통해 투자가치가 높은 주택을 구매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