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인방' 부활 날갯짓
2015-09-30 17:0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1년 넘게 추락을 거듭하던 현대차 '4인방' 주가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과 최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 거래일 대비 1.23% 상승한 16만4000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4.08% 오른 5만3600원, 현대모비스는 4.04% 상승한 23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글로비스는 2.05% 오른 22만4000원을 기록했다.
9월 한 달 동안 현대차 주가는 10% 넘게 올랐다. 기아차(10.1%)와 현대모비스(12.1%), 현대글로비스(30.2%) 등도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9월 중순만 해도 20만원대였던 현대차 주가는 한전부지 고가 매입 논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 등 신흥국 판매 둔화와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7월 17일 12만300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3분기 실적 개선이 점쳐졌고,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면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에 국내 생산량의 60~70%를 수출하는 자동차업종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67.11원으로 지난해 3분기(1025.8원)보다 13.8% 상승했다.
최근에는 독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촉발된 폭스바겐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은 아우디·포르쉐 등 계열사는 물론 다른 수입차 업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이나 중국에서 디젤모델 중심인 다른 독일 브랜드에 대한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며 "가솔린 중심의 현대·기아차는 미국(18.1%)과 유럽(11.4%), 중국(21.2%) 매출 비중이 높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해 사상 처음 한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도입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달 24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97만3438주(2122억원)를 취득하기로 했다.
일부 증권사도 현대차그룹주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동부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각각 24%, 30% 올려잡았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각각 6%, 11% 상향조정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2016년까지 획기적인 제품경쟁력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환율 상승과 폭스바겐 사태 등 우호적인 외부환경 변화가 2017년까지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