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개인 기록으로 예상해 본 추신수에 대한 '기대치'는?

2015-09-30 17:51

[사진출처=텍사스 레인저스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추신수가 뜨거운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각종 하반기 각종 타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하며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추신수 모습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 시킬 수 있을까.

텍사스가 추신수를 데려오며 쓴 금액은 무려 1억3000만 달러다. 한화로 약 1552억85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역대 48명밖에 없었다. 이중에서도 추신수의 계약은 2013년 당시에 27번째로 큰 규모였다. 평균 연봉은 약 1857만달러로 메이저리거중 3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2013년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기에 가능한 금액이었다. 신시내티 레즈 시절 추신수의 출루율은 무려 4할2푼3리였고, 볼넷과 사구로 무려 112번이나 걸어 나갔다. 출루율과 사구 모두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장타율도 0.462로 높은 편이어서 OPS(출루율+장타율)가 내셔널리그 8위에 해당하는 0.885에 달했다. 이는 클리블랜드 시절인 09년도의 0.946에 미치지 못한 기록이지만 그 해 추신수는 94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더군다나 추신수는 2008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는 부상으로 부진했던 2011년을 제외하고 대부분 2할대 후반부터 3할대 초반의 타율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4시즌은 150안타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했다. 이 기간 출루율도 3할 중반에서 4할 초반까지를 기록하며 선두 타자의 역할을 다했다. 더군다나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4할이 넘는 장타율과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정도의 파워도 갖추고 있었다.

텍사스가 추신수에게 거액을 안기며 기대한 것은 바로 신시내티 레즈 시절 ‘출루 머신’의 모습과 더불어 어려울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일발' 장타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 추신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타율 0.242, 출루율 0.340, OPS 0.714로 부진했다. 이전 시즌의 임팩트와 그 이전의 꾸준함을 기대한 텍사스의 입장에서는 실망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올해 초는 더 했다. 상반기 타율 0.221, 출루율 0.305, 장타율 0.385을 기록하며 재기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에 완전히 달라졌다. 추신수는 후반기에만 타율 0.349의 맹타를 휘둘렀다, 출루율 0.463, 장타율 0.568을 기록하며 OPS는 무려 1.030에 이른다. 9월 성적은 더 무섭다. 타율 0.410, 출루율 0.524, 장타율 0.640, OPS 1.164로 모두 아메리칸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덕분에 시즌 타율은 0.276까지 끌어올렸고 출루율도 어느덧 0.375까지 올랐다. OPS도 0.838에 달해 전성기의 8할대로 복귀했다. 어느 덧 출루율은 자기 자리를 찾아 아메리칸리그 5위에 위치했다. OPS도 리그 16위에 달한다. 열 경기를 남겨두고 홈런 21개를 기록해 개인최다인 2010년 22개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빌 샹클리 (Bill Shankly) 는 살아생전 스포츠계의 영원한 격언 하나를 남겼다. 바로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Form is temporary, Class is permanent)’다. 올해 추신수를 보면 이 명언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추신수는 완전히 살아나며 구단과 팬이 기대하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과거 신시내티 레즈 시절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때의 ‘출루’ 라이벌 맥커친이나 트라웃은 아직 추신수의 위에 있다. 추신수가 자신과의 싸움을 넘어 다시 이들과 출루율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면 추신수의 거액 계약은 ‘착한 FA’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후반기의 이 살아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국나이로 34, 미국나이로 32살인 추신수는 지금이 전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