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네시아 고속철 수주 경쟁서 日 제치고 승기잡아

2015-09-30 10:13
중국-일본 동남아시아 치열한 고속철 수주 경쟁

중국이 인도네시아 고속철 수주 경쟁에서 일본을 누르고 승리했다. 중국 고속철의 모습.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수주 경쟁에서 일본을 제치고 승기를 잡았다.

경화시보(京華時報)는 일본매체 보도내용을 인용해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가 일본 측에 "고속철 사업은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고 29일 보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소피안 잘릴 국가개발계획장관은 29일 스가 요사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에게 " 인도네시아는 자카르다-반둥 고속철도 사업에 있어 일본이 제시한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제시한 사업안에 마음이 기울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스가 요사히데 장관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반둥까지 150km 구간 고속철도 사업 수주자 결정을 앞둔 지난 3일 돌연 중국과 일본 측 방안 모두 수용하지 않겠다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사업안을 제시했고 인도네시아는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국은 재정부담 및 채무담보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측 요구를 수용한 반면 일본은 사업 좌초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해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결국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아직 공식입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국 외교부 역시 중국이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실력있는 중국 기업과 인도네시아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성과를 거두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고속철 건설과 관리에 경험이 풍부하고 협력모델이나 자금확보 조건, 기술이전, 완공시기 등 다방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은 특히 동남아시아 일대 고속철 건설 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태국과 공동으로 동북부 국경지대인 농카이와 동남부 산업지대 라용을 잇는 총연장 860여km 철도 공동건설 사업을 따냈고 일본은 태국 방콕-치앙마이 간 635km 구간에 일본 신칸센 도입을 태국 당국과 논의 중이다. 양국이 노리는 노선은 다르지만 태국 고속철 수주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중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철도산업은 지난해 7월 미얀마 측에 태도 변화로 제동이 걸린 상태로 시장에서는 일본이 지난해 78억엔(약 780억원)의 미얀마 무상원조를 약속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외 중국은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쿤밍(昆明)을 출발해 라오스, 베트남,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범아시아 철도 건설을 추진 중으로 일본이 여기에도 개입해 제동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