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악화에 ELS·채권 우려" 증권사 3분기 실적 '적신호'
2015-09-23 14:05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불안한 증시로 거래대금이 감소한데다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위험회피) 비용과 채권 금리 우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23일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9개사(현대·대신·NH투자·대우·메리츠종금·삼성·미래에셋·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평균 32.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의 영업익 추정치는 전분기대비 52.8% 감소한 318억원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도 전분기보다 50%에 육박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영업익 추정치가 늘어난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전분기대비 2.3% 증가한 657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주요 원인은 거래대금의 감소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8조128억원이다. 전달(9조 16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10조8728억원) 이후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거래대금 총액도 3분기(7월1일~9월22일) 555조2140억원으로 지난 2분기(639조1740억원)보다 83조9600억원 감소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중국 증시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대형 증권사들의 ELS 헤지 비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을 깎는데 한몫했다.
원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거래대금이 2분기 10조원이었지만 현재 9조원으로 빠지면서 실적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상품 운용 쪽에서도 ELS 관련 손실 규모가 커서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 인상 우려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 국면으로, 대규모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들의 금리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차인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채권 평가이익 및 매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2분기에는 채권 이익이 주춤했지만 주식 거래가 많았고, 3분기에는 채권 금리 우려에 증시 조정까지 겹쳐 실적 악화다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