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한가위-전시] 추석 연휴를 채우는 예술의 향

2015-09-23 12:05

'페르난도 보테로'전 포스터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 ■ 한가람미술관 '페르난도 보테로'
서명이 따로 없어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는 예술가를 한 명 꼽으라면 가장 먼저 생각날 만한 작가, 뾰족한 발끝으로 편안하게 서 있는 커다란 몸집의 발레리나로 유명한 작가. 바로 현대 라틴 미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다. 특유의 유머감각과 발랄한 색상으로 질감을 풍부하게 표현해내는 보테로의 대표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왜 발랄한 색감과 뚱뚱한 사람을 그리느냐는 물음에 "나는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지 않습니다"라고 답한 일화 역시 매력적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일상을 소박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거리(2000)', 조랑말에 올라탄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남녀를 그린 '대통령(1989)'과 '영부인(1989)'외에도 사물의 형태를 강조해 새로운 관능성과 풍만함을 표현한 여러 정물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10월 4일까지. 02-580-1300

■ 한가람미술관 '모딜리아니, 몽파르나스의 전설'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될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라던 모딜리아니는 1917년 첫 전시를 열었지만 외설적인 누드화로 인해 외면을 받았다. 파산 상태의 집안에서 태어나 늑막염, 장티푸스, 결핵 등 온갖 질병으로 고통받던 그는 1920년 36세로 요절하며 10여 년의 화가 생활을 마쳤다. 모딜리아니의 예술과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국내 첫 회고전에선 그의 예술세계를 지배했던 1906년부터 1920년까지의 유화와 드로잉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남자의 초상', '여인상 기둥', '여인의 초상', '누드', '종이작품, '모딜리아니와 모이즈 키슬링' 등 총 6개의 주제로 꾸며진 이번 전시는 세계 40여 곳의 미술관과 개인 컬렉션에 분산돼있던 그의 작품 70여 점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다. 접하기 힘든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대거 전시됐으니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10월 4일까지. 02-724-2900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은 113명의 작품 250점을 통해 분단 70년 대한민국 격동의 삶과 역사를 그렸다. 주로 1950년부터 2000년대 사이의 회화, 조각, 비디오아트, 퍼포먼스 등 온갖 작품이 전시장을 채웠다. 광복 이후 분단과 전쟁을 다룬 '소란스러운', 산업화에서 민주화까지를 보여준 '뜨거운',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를 그린 '넘치는'의 세 주제로 구성됐다. '고바우 영감'으로 잘 알려진 김성환 화백이 그린 '6.25 스케치' 44점, 단색화 화가로 유명한 정창섭의 1977년 작 '경제건설', 백남준이 독일에 있던 1988년 만든 비디오아트 '이태백' 등 근대 거장부터 현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간다면 서로의 시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10월 11일까지. 02-3701-9500

■ 대림미술관 '헨릭 빕스코브 -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덴마크 출신 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대표적인 패션쇼 무대가 그대로 전시장에 재현됐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전시다. 런웨이에 모델들이 누워있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던 2007년 '부비 컬렉션'의 가슴 조형물들이 2층 전시장 벽을 가득 채웠다. 군데군데 그의 대표 의상 40여 점도 걸려있다. 3층 전시장은 가장 최근에 열린 2016 봄여름 컬렉션을 그려냈다. 민트 향이 가득한 4층 전시장은 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빕스코브의 예술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2008년의 패션쇼 런웨이처럼 풍선 모양의 민트색 구조물이 가득 설치됐고 그에 걸맞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말 그대로 '오감'이 즐거운 관람이 될 것이다. 12월 31일까지. 02-720-0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