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윤 충남대 교수 연구팀, 수명연장 단백질 작동 원리 규명

2015-09-22 16:31

김정윤 충남대 교수.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명 연장 단백질인 써투(Sir2)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노화 물질과 노화 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김정윤 충남대 교수 연구팀이 연구를 시작한 지 7년만에 세계 최초로 써투 단백질의 수명 연장 역할이 각 세포나 개체의 유전적, 생리적 요인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써투 단백질은 수명을 증가시키고 인간 노화 억제에도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써투가 어떻게 노화를 억제하는지는 정확히 발견되지 않았다. 김 교수 연구팀이 밝혀낸 것이 바로 써투의 노화 억제 원리다.

연구팀은 써투가 줄줄이 이어진 구슬 모양의 히스톤 단백질 16번째 라이신 잔기에 붙어 있는 아세틸기를 제거함으로써 특정 노화촉진 단백질(세모막 전위차 조절 단백질과 라이보좀 단백질)들의 발현을 억제해 효모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새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명 연장 기능이 써투에 인산기(인과 산이 결합한 부분)를 붙이는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도 밝혔다. 연구진 실험에서 써투가 상시로 인산화된 돌연변이 효모는 특정 노화 촉진 단백질들의 발현이 증가해 수명이 짧아졌고, 써투가 인산화되지 않도록 조작된 돌연변이 효소는 특정 노화 촉진 단백질들의 발현이 감소해 수명이 늘어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써투가 상시로 인산화되도록 조작된 효모는 칼로리 섭취가 제한된 조건에서도 수명이 증가하지 않은 점도 새롭게 확인됐다. 음식물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면 수명이 증가한다는 것은 과학계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인산화 효소 가운데 하나인 ‘CK2’와 또 다른 효소 ‘cAMP-PKA’ 신호 전달이 비활성화됐을 때만 써투가 특정 노화 촉진 단백질들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써투의 수명 연장 기능에 관한 논쟁을 끝낼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며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오랜 시간 연구에 쏟은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써투의 수명 연장 작동 원리 모델이 미토콘드리아 노화조절 모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 지난 2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