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 암 세포 제거 원리 첫 발견...암치료제 등 신약 개발 앞당길 듯

2015-09-15 11:29
"스스로 열 내면서 암세포에 결합 후 분리하는 역할"

[사진=롯데마트 제공]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없애는 메커니즘이 새로 발견돼 향후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캡사이신(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화합물)은 스스로 열을 내는 성질을 갖고 있어 섭취 과정에서 세포막에 결합한 뒤 온도를 높여 손상된 세포막이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캡사이신이 세포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세포는 캡사이신으로 인해 높아진 열 때문에 뜯겨지지만 건강한 세포는 외려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캡사이신이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지난 2006년 처음 나왔다. 당시 유전자 조작으로 사람의 전립선암 세포를 이식한 쥐에게 캡사이신을 주입하는 실험을 통해 부작용 없이 암세포 80%가 없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어떤 원리로 암세포가 제거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인도공과대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메커니즘을 토대로 암 치료를 위한 알약이나 주사제 등 새로운 신약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리가 분명하지 않아 암 치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추를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치료의 현실화가 어려웠다.

특히 지난해에는 캡사이신이 대장암 발병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해 캡사이신이 다른 암 치료에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장에 종양을 갖고 있는 쥐들에게 캡사이신을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하자, 대장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고 쥐들의 수명도 30%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