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노사정 합의 불만? 잘해보자는 차원일 뿐 부정적이지 않다”

2015-09-22 15:00

박용만 회장이 2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앞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 경제5단체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던 상황에서 진일보한 결과(타협)를 이뤘다는 점은 상당히 큰 진전이라 생각한다.”

경제5단체가 노사정 합의에 대해 진정한 개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데 대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2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이번 경제5단체 의견은 불만이 아니다. 현안 과제들이 남아있는 만큼 더 잘해보자는 우려와 기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합의한 것에 대해 불만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생각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제5단체는 노사정 대타협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는 커녕 현재의 경직성을 그대로 고착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노동개혁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울러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국회에 입법청원에 나설 예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박 회장은 “경제단체의 의견을 불만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노사정)타협 이후에 앞으로 실제로 현안과제들이 남아있고, 추가로 현안과제를 합의해서 입법화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조금 더 잘해보자는 우려 또는 기대를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노사정)합의를 부정했으면 (내가)사인을 했겠느냐”며 “마음이 조급했다고 판단하는게 좋을 듯 하다. 구체적인 사항이 합의에 들어있었으면 다음에 추후 과정이 단순화되고 좋지 않았나하는 그런 아쉬움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박 회장은 어려울 때 기업들은 파괴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기존의 미미한 변화보다는 모든걸 새로 뒤바꾸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삼성의 신경영 선언과 맥을 같이한다.

박 회장은 “기업들도 융합과 협업의 시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도 거기에 맞춰 과거와 같은 끈기와 근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열린 사고에 적응한 합리적 기업가 정신이 높아져야한다”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과 비즈니스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기파괴에 가까운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박 회장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일을 벌일 수 있는 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그는 “반세기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어른으로서 자세를 유지하려면 경제주체 모두에 대한 규제를 열어야 한다”면서 “사전에 모든 것을 규제하고 허가를 하기 보다 좀 더 일을 벌일 수 있게끔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복합규제 문제에 대해 “6가지의 규제를 통과해야 일이 시작되는 건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5개가 통과돼도 마지막 하나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일이 안된다. 그러나 통계로는 6건 중에 5건이 해결됐다고 나오는데 이런 것은 고쳐야 한다”면서 “이러한 복합규제는 원샷규제로 바꾸고 (일이)되는가 안되는가에 대해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게 하면 훨씬 일을 벌이기 쉬울 것 같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지나친 규제완화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일탈행위는 사후적으로 규제해서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옳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인내를 갖고 바라보는 규제의 틀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