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이만우 의원 "10대 그룹, 3년간 금융 계열사에 몰아준 퇴직연금 19조원"

2015-09-10 16:5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상위 10개 대기업이 금융계열사에 몰아준 퇴직연금 규모가 지난 3년간 총 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별 계열사 거래 비중 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가장 많이 몰아주고 있는 대기업은 현대자동차였다.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라이프로, 전체 적립금 7616억원 중 91.4%에 달하는 6959억원이 계열사인 현대차의 물량이었다.

두번째로 높은 곳도 역시 현대차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이었다. 전체 적립금 6조3155억원의 87.3%에 달하는 5조5119억원이 현대차가 몰아준 물량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인 생명과 화재, 증권사에 각각 비율을 달리해 총 11조 182억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삼성생명의 경우, 전체 적립금 17조3622억원 중 9조9623억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금융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명확한 과세 근거가 없고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이 되려면 한 해 총 매출액의 30%를 초과해야 하지만, 이들 금융계열사 중 보험 수입료 대비 퇴직연금 비중이 30%를 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만우 의원은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치하면 퇴직연금 유치경쟁이나 불공정 경쟁이 나타날 여지가 있고, 이는 결국 가입자인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라며 "국세청이 과세 당국 차원에서 근거 법령을 세분화해,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 과세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