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혁신 무력화 그만" vs 주승용 "충정 발언에 극언"…당 내홍 폭발

2015-09-07 14:12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혁신위원회 성패'를 둘러싸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6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 데 이어 7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도부 간 '혁신 논쟁'이 벌어졌다.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가 오히려 갈등의 기폭제로 전락,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혁신을 무력화하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혁신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상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을 "당 대표와 지도부 계파의 자의적 공천을 넘어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확립하는 안"이라고 높이 평가하며 안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모든 세력에게 혁신안의 실천을 요구했다.  
이날 지도부 내에선 이견이 또다시 표출됐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전병헌·오영식 최고위원은 문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전 최고위원은 "혁신위와 안 전 대표 간 분란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자기 생각만 옳고 자기가 직접 하지 않으면 틀리다는 태도야말로 혁신에 방해된다. 화합과 단결을 깨는 분열과 혼란은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갖다 붙여도 공멸의 극약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안 전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오 최고위원은 "혁신위의 그동안 작업이나 내용과 관련해 섣부르게 예단하거나 규정하는 평가나 발언들이 자제돼야 하고, 반대로 혁신위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당원에게 통합의 기초가 되도록 열린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며 "서로 자중 자애하고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지혜와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지도부 한사람으로서 당부한다"고 대화를 촉구했다.

반면 호남·비주류에 속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은 "혁신위는 혁신 활동이 끝나가는 지금쯤이면 오히려 다양하고 많은 의견 듣고 종합적 혁신안 다듬고 정리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전직 당 대표들이 당을 위한 충정에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극언을 서슴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당 혁신과 단합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와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등의 혁신위 비판 발언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역시 호남·비주류인 박지원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혁신안이 문재인 대표가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제 자신이 어떻게 될지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며 혁신위 활동과 함께 신당·분당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