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 해커 제재안 다음주 공개할 듯...방미 앞둔 시진핑 압박
2015-09-04 11:20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이 이르면 다음 주 중국 산업스파이에 대한 이례적인 경제제재안을 공개한다.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중국 해커 소탕 의지를 드러내고,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을 계기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억누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절취하는 중국의 기업과 개인에 대한 경제제재안을 다음 주 공개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익명을 요구한 세 명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산업스파이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수개월 동안 다양한 제재 조치들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오바마 행정부는 제재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이같은 제재조치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미국이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얼마나 큰 불만이 쌓였는지를 시사한다.
미국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고문은 "이번 경제제재는 미국이 중국 산업스파이의 해킹 행위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를 중국에 확실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평했다.
전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이버 경제제재 조치가 일부 분야에서 미중관계를 해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미국이 새로운 제재안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유대관계를 해칠 수 있다며 비관적인 의견이 제기됐었다. 동시에 중국 사이버 해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내 산업스파이 사건이 최근 53% 증가했으며, 중국이 주된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FT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시 주석이 사이버 경제제재 문제를 비롯해 미국 대선 후보들의 '중국때리기' 행보,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 방문 등 세 가지 껄끄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22~27일 교황의 미국 방문으로 시 주석의 방미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