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신자유주의 병폐,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로 치유해야"

2015-09-03 16:46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여당에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50여 분간의 긴 연설 시간 동안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남북 문제와 국가정보원 개혁,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서도 정부·여당과 각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가 추진해 온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 전략, 규제 완화의 신자유주의 전략이 양극화를 심화시켜 국내 소비시장을 축소시켰다"며 "정부는 먼저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부터 이행해야 한다. 또 4대 개혁이 신자유주의로 흘러 다시 병폐를 만들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안으로 '경제민주화 시즌 2'를 내세웠다. 그는 "경제민주화 시즌 2는 박근혜 정부가 포기한 경제민주화 정책에 더해 노동과 복지, 국가산업정책을 포함한 개념으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 패러다임"이라며 "재벌해체나 경영권 박탈이 목표가 아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재벌 체제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4대 개혁(노동·교육·금융·공공 개혁)과 관련해서는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 롯데 사태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재벌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경영행태, 노사관은 한국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되고 있다. 4대 개혁에는 재벌 개혁이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노동 개혁과 관련해 "임금 피크제와 청년 고용은 인과관계가 없다.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 개혁은 포기하고 청년과 비정규직 일자리 해결에 힘을 모으자"며 국회 내 '청년·비정규직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노동 개혁과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는 △노동 시간 단축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풀어 고용 창출에 투자 △공공기관 청년 고용 확대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기업지원 국가연구개발(R&D) 사업을 정규직 고용 창출형으로 개편 등을 제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가계·기업·국가의 3대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 감소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고, 부실기업은 정리하되 사회 안전망을 확대하고, 만성적인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500억 이상 대기업의 법인세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도 강조했다. 그는 "보편과 선별적 복지를 전략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며 "저출산, 보육, 교육은 보편적 복지를, 평생교육, 인생 이모작 등 일자리 창출 분야는 선별적 복지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남북 문제를 연설의 앞쪽에 배치, 강조점을 두기도 했다. 그는 "남북고위급 회담 채널이 정해지면 대화의 정례화와 상설화를 위한 '회담에 관한 남북합의서'를 체결하고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개성에 가칭 '남북협력 공동사무국'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남북정상 회담과 남북국회 회담도 개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와 남북 관계 외에도 한·중 FTA 특위 설치, 국회 선진화법,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 권역별 비례 대표제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안과 관련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현행 300석 범위에서 시행하자"고 했고,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진 의지를 밝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