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융합형 제조업 창업 새바람"

2015-09-03 11:00

[그래픽=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융합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제조업 창업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소프트웨어 융합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Wearable) 등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창조적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기업이다. 오픈소스‧3D프린팅의 활성화로 창업비용이 감소하면서 제품의 경쟁우위가 자본에서 혁신성으로 이동, 기존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어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일 '미국 소프트웨어 융합 하드웨어 스타트업 붐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다양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관련 창업 지원 시스템을 토대로 한국 하드웨어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시제품 제작-사업화 등 전 창업주기에 걸쳐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하드웨어 창업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각 지역별로 제조업 혁신 연구소를 설치해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 개발 및 관련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투자하고 있으며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제품 제작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는 창작공간(Maker space)을 구축해 누구든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하드웨어 창업이 가능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 중 하나인 스퀘어(Square)는 민간주도 창작공간인 테크숍(Techshop)에서의 시제품 제작 경험이 창업의 계기가 된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킥스타터(Kickstarter), 인디고고(Indigogo) 등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어 투자유치 및 시장진입이 용이하다는 점도 미국 하드웨어 스타트업 생태계의 강점으로 꼽힌다. 스마트워치 기업인 페블(Pebble) 등을 비롯한 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활용해 제품제작 및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한국은 발전된 ICT기술 및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생계형‧저기술 위주의 창업으로 소프트웨어 융합 하드웨어 관련 창업은 저조하다. 창업강국과 비교해 IoT 등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이 부족하고, 국내에서 하드웨어 창업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차고문화(Garage Culture)의 영향으로 제품 제작이 보편화된 미국과 달리 국내 메이커(Maker) 활동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최근에야 관련 법 제정이 이루어지고 있어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 구축 노력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보경 연구원은 “한국도 생계형‧저기술 위주의 창업에서 벗어나 창조형 제조업의 일종인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신기술 및 소프트웨어 융합 하드웨어 비즈니스 모델 개발, 용산 전자상가를 하드웨어 부품의 메카로 재조성, 메이커 문화 확산 유도,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등을 통해 아이디어 제품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