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 "방콕 테러 용의자 국적 확인중"…위구르족일 가능성 높아

2015-09-02 17:54

태국 경찰이 9월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자리에서 태국 방콕 폭탄 테러 관련 용의자의 여권이라고 알려진 사진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태국 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방콕 도심 폭탄 테러와 관련해 두 번째 외국인 용의자를 체포한 가운데 이 외국인이 중국 신장자치구 출신 위구르족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두 번째 용의자를 체포한 직후 이 용의자의 것이라고 알려진 여권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권에는 중국 신장 출신으로 기록된 유수푸 미에라일리(27)의 인물 사진이 부착돼 있다.

앞서 태국 경찰은 폭탄 테러와 관련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외국인 용의자 1명을 체포한 데 이어 최근 캄보디아와의 접경지대인 사깨오 주에서 폭탄 테러 용의자를 추가 체포했다.

경찰은 인터넷상에 돌고 있는 여권 사진은 자신들이 공개한 것이 아니라며, 현재 이 용의자의 국적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번째 용의자의 외모가 CCTV에 찍힌 외국인 용의자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용의자의 지문을 조사한 결과 첫 번째 체포된 외국인 용의자가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발견된 폭발물이 담긴 병에서 채취한 지문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에라완 폭탄 테러가 위구르족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더 강해지고 있다.

태국은 지난 7월 터키로 가기 위해 자국에 밀입국한 위구르인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적이 있다. 당시 위구르인들의 시위가 있었던 만큼 이번 테러는 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자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중국 신장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며 분리 독립을 원하고 있는 위구르인들은 중국 당국의 탄압을 피해 언어·종교적으로 가까운 터키를 정치적 망명지로 선호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도심에 있는 유명 관광지 에르완 사원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당시 폭발로 외국인을 포함 20여 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