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노동개혁 없이는 미래세대 일자리도 없다”

2015-08-31 13:51
해고규제 완화·임금개편·임금피크제 도입 노동개혁 조속 실천 촉구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동개혁에 대한 경제5단체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가운데)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경제계가 해고규제 완화와 임금개편·임금피크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 5단체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동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며 “노동개혁 없이는 국가경제의 지속성장도 미래세대의 일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선 경직된 노동 관계법과 제도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경제5단체는 “엄격한 해고규제로 능력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고용이 보장되고, 해마다 호봉이 올라가는 현재의 제도는 결국 정년이나 명예퇴직 등 능력이나 성과와 관계없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퇴직을 시킬 수밖에 없는 경직성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득권 근로자를 과도하게 보호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기업은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되고, 결국 미취업 청년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에 비해 파견 사용사유와 기간을 엄격하게 제한해 고용 경직성을 심화시키고, 불법파견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근로자 파견과 기간제 사용을 탄력적으로 적용토록 한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예를 들었다. 경제5단체는 “독일은 해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 2008년에 고용률 70%를 조기달성 한 바 있다”면서 “우리도 제조업 등에 파견을 허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고용절벽을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공급제를 타파하고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임금체계 개편은 임금을 깎거나 기업의 비용을 줄이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제단체들은 임금체계 개편 도입과 관련 “직무와 성과가 따로 노는 임금체계가 근로의욕 훼손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과 국가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근로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의 총액을 줄이지 않는 범위에서 임금체계를 개편하거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은 근로조건의 합리적 개선이라고 봐야 한다”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기업이 이득을 취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들은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며 “파업을 통한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에 대체근로를 허용해 노사간 대등한 협상이 가능토록하고, 무분별한 인사·경영권 침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노동개혁 논의과정에서 지엽적 유불리를 따지거나 임금의 삭감 등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며 “오로지 국가의 미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의만을 보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 투자를 늘리고 채용을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을 실천해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동계도 10.3%에 지나지 않는 노조원의 조직적인 이익만 챙기지 말고 대다수의 미조직 근로자와 미래의 근로자인 미취업 청년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며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로 논의에 임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