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빚잔치 부추기는 저축은행‧캐피탈 … 대출 브로커 활개
2015-08-31 00:25
20대가 고금리의 빚에 허덕이고 있다. 취업난 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부채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직장에 취직해 일정한 소득이 생긴다 해도, 이미 감당 못할 이자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워크아웃·개인파산까지 신청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아르바이트 급여 통장만 있으면 30% 고금리 대출 ‘OK’
20대의 ‘빚잔치’를 부추기는 주원인은 일부 금융사의 고금리 대출이다. 생계 자금이 필요한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로서는 금융권 대출이 절실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기 때문에 1금융권의 저금리 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한 대출 중개인은 아르바이트 소득이 증명되면 스마트저축은행의 전문 중개업체인 ‘론마음’에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며, 20대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다. 대학생이어도 상관없다며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으며, 연 30~34.9%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대출 모집법인인 위너플렉스도 연 34.9%의 금리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졸업증명서와 아르바이트 급여 통장 사본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 제재 ‘유명무실’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이 만연하자, 금융당국은 2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 자제를 권유하고 나섰다. 고금리 대출로 인해 20대들의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 사회적 폐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말 8만5104건이었던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은 2014년 말 5만9409건, 지난 3월말 현재 5만3743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금액으로만 봐도 2013년 3066억원이던 대출잔액은 2014년 2023억원, 지난 3월말 기준 1820억원으로 줄었다.
사실상 저축은행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던 대출은 크게 감소하는 분위기다. 또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대출도 정부의 정책으로 상당수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알선 수수료에 눈이 먼 일부 대출 중개인들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에게 대출을 권유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점이다.
대부업을 비롯한 일부 중개인들의 대출광고는 문자와 전화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저축은행·캐피탈 등 일부 금융사와 암묵적 관계를 맺고 있는 중개법인으로 인해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의 대출은 사실상 보다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적 관념이 아직 덜 형성된 20대 초중반의 젊은층이 고금리의 대출을 받게 되면, 사실상 사회 진출을 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인생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의 좀더 확실한 제재가 이뤄져야만 사회적 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