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與 연찬회서 "총선 필승" 외쳤다가…"장관 해임해라" 야당 반발
2015-08-26 14:49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선거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이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 총선 개입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정 장관의 이번 발언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종섭 장관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의 시작은 이러하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지난 25일 저녁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 이날 저녁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제가 '총선'이라고 외치면 의원님들은 '필승'을 외쳐달라"고 건배사를 제의했다. 사실상 내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기원한 셈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9조은 ‘공무원과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공무원이자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야기하게 됐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행자부 장관은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주무부처 장관”이라며 “정 장관이 해임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가 내년 총선을 관권선거로 치르려 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정 장관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년 총선을 관권선거로 치르려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거듭 해임을 촉구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일반유권자에게 특정정당을 지지한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엄밀하게는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하지 않았다”며 “건배구호까지 당리당략과 정치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 명칭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왜 문제 삼느냐고 한다” “과거 나경원 의원이 ‘주어가 없다’는 말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의혹을 감싸더니 또 다시 구체적인 명칭이 없다는 논리로 불법을 피해가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과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노사모 팬클럽과의 모임에서 노 대통령이 총선 승리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아, 탄핵 사태까지 야기한 바 있다.
한편 정종섭 장관의 참석한 새누리당 연찬회장 만찬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내각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잇달아 건배사를 외치며 결속력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