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남북 마라톤 협상 촉각...의제 늘었을 가능성 점쳐, 박 대통령 "사과 없이 협상 없다" 부각

2015-08-24 17:14

지난 22일 판문점에서 만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쪽 오른편)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황병서 인민군총정치국장(앞쪽 왼편)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주요 언론들이 3일 연속 계속되고 있는 남북 고위급회담 진행 상황과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한반도 긴장국면 지속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사과와 재도발 방지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4일 "지난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시작된 남북간 회담이 24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마라톤 협상' 양상이 되고 있는 배경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마라톤 협상의 이유를 "남북간 협상에서 의제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뢰 문제 뿐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까지 협상 범위가 확대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 매체 등을 인용해 "무력 충돌을 감행하겠다고 큰소리치던 북한이 갑자기 남북간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중국의 압박을 받은 때문"이라는 분석도 언급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남북간 갈등과 관련된 성명에서 기존의 '유관각방(관련된 모든 당사자)'이라는 표현이 아닌 '유관방면(관련이 있는 측)'이라는 말을 쓰며 자제와 냉정을 촉구했다. 이는 북한 측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관영언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 신화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두 신문사는 각각 '박근혜 한국 대통령 , 북한 사과 안하면 확성기 대북방송 계속할 것', '박근혜 대통령, 북한 도발행위 사과하라'라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이 사과가 없으면 협상도 없고 도발이 있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참고소식망(參古消息網)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사실을 보도하며 '남조선 괴뢰'가 아닌 '대한민국'을 사용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비록 하루 만에 다시 괴뢰군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이례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도 남북 고위급 마라톤 협정과 함께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을 주목했다. 봉황망은 24일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2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이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도발시 가혹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23일 잠수함 50여척을 기지에서 이탈시키고 최전방에 포병전력을 늘리는 등 양면전략을 구사한 데 대한 한국의 대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