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중국 쇼크'에 날개 없는 추락

2015-08-24 15:10

[석유화학 공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석유화학 경기가 중국시장 불안으로 급락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기대를 걸었으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정점을 찍은 석유화학 경기가 3분기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불안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바이어들의 구매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도 추가 급락하면서 바이어들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구매수요가 위축되자, 석유화학 주요 제품 시황은 하락세를 지속하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SK종합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여천NCC, 한화토탈) 등 국내 화학기업이 생산하는 대표적인 화학 중간제품인 에틸렌 가격은 지난 6월 t당 140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이달 800달러대로 떨어졌다.

2분기 에틸렌 마진은 역사적 고점을 찍어 생산기업의 호실적을 견인했으나, 3분기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2분기 800달러대를 유지했던 에틸렌 스프레드(원료대비 가격차) 마진은 이달 3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수출이 확대되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화학 업계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 수요회복이 미흡해 위안화절하 효과가 제한되고, 수출의 경기 견인력도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폴리에틸렌과 폴리염화비닐 등 국내 석유화학 주요 제품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 민간기업의 투자 증가율이 둔화되고,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사상최대 수준을 보이는 등 정부지출이 민간부문으로 파급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GDP 대비 수출비율이 2007년 43.6%에서 2015년 상반기 20.7%로 축소됐고, 대외수요 저조 및 생산요소 가격상승 등 수출 제약요인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그러나 중국의 경기부양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 절하 및 금리 인하 등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로 인해 차츰 경기 하강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부터는 중국의 재고 확충 수요가 다시 높아져 시황도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