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연기금 195조원 투입된다

2015-08-24 13:38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국민연금인 양로보험기금이 하락 추세의 주식시장에 최대 195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국 국무원은 재정부와 인사부가 최근 마련한 '양로보험기금 투자관리방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거쳐 양로기금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침을 공표했다고 신화통신이 24일 밝혔다. 주식,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 등 주식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양로기금 순자산가치의 30%로 제한됐다. 이와 함께 양로기금은 또 장기수익 확보 차원에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국유기업 주식을 구매할 수도 있게 됐다.

중국 사회보험 기금의 90%를 차지하는 양로기금은 지난해말 현재 3조5600억 위안(648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최대 1조500억 위안(한화 약 195조원)의 유동성이 증시에 투입될 수 있게 된다. 추후 지방의 노동자양로보험을 통합하게 되면 증시 투자 가능액은 2조 위안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 지침은 공포된 날로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추가적인 시행세칙이 마련되야 하는 만큼 양로기금이 즉시 증시에 투입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기관들은 적어도 반년 내지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중국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뤄이(羅毅) 화타이(華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책은 증시 부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막대한 장기투자 자금의 유입으로 금융주 같은 우량종목에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양로기금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사회보험기금은 이전에는 주로 은행 예치나 국채 투자를 통해 연평균 수익률이 2%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급증하고 있는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사회보험 체제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현재 중국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이 비율은 2050년이면 3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양로기금 투자 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적극적이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하며 "기금 운영은 무엇보다 안전이 선행돼야 하고 위험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위후이(劉煜輝)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실험실 주임은 "양로기금의 증시 투입은 현 시장의 투자자 구조를 개편해 더 많은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고 중국 자본시장 가치를 더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