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의 핵심 일정인 중국군 열병식도 참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가 20일 전승절 행사 참석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다음 달 2∼4일 중국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열병식 참관 문제는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열병식이 포함된 전승절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어서 분리 참석이 자체가 무리라는 얘기다.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면서 열병식에는 빠진다면 한중관계를 고려해 힘들여 방중을 결정한 의미가 퇴색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중국의 희망대로 열병식까지 참석하는 것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서부전선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을 비롯해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진전된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이 전승절 행사에 처음으로 외국정상을 초청했고,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인 만큼 한중 정상간 밀도 있는 협의를 전망케 하는 부분이다.

다만 청와대가 열병식 참관 여부에 대한 발표를 유보한 것은 마지막까지 고려해야할 국내외적인 변수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상 중국의 '군사굴기(軍事굴<山+屈>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과시하기 위한 이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 카자흐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등 정도만 참석이 확정된 상태다.

주요 2개국(G2)으로 동북아 패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행사에 불참하며 행사 성격상 다른 미국의 동맹·우방국 정상의 참석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워싱턴 조야에는 박 대통령의 방중 자체는 양해하지만, 열병식 참석에는 부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상의 열병식 참관은 워싱턴에 퍼진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북한 인사의 참석 문제와 열병식에서의 의전 문제 등도 참석 변수로 꼽힌다. 열병식에 6·25 전쟁에 참전한 부대의 참여 여부와 열병식에 대한 보수 진영의 여론 등도 고려 요소다.

이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은 열병식 참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막판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에 대해 "제반 상황을 파악하면서 현재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