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리솜리조트 대출, 제2금융 빚 상환 용도 아냐"

2015-08-19 10:00

[사진=농협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리솜리조트가 농협 측에서 대출을 받아 제2금융권에서 진 채무를 갚았다는 의혹에 대해 농협은행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19일 검찰 및 농협은행 들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9월 운영자금 명목으로 리솜리조트에 23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출금은 대부분 리솜리조트 임직원들의 밀린 임금과 협력업체 자재 납품 대금 등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당시 대출금 가운데 일부가 리솜리조트가 제2금융권으로부터 받은 차입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된 단서를 확보하고 자금 흐름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농협의 특혜 대출 등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통일로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 실시한 바 있다.

리솜리조트는 2013년 NH캐피탈, 효성캐피탈에서 각각 30억원씩 총 60억원을 빌린 뒤 작년 말 모두 상환했다. 상환 완료 시점은 리솜리조트가 농협 측에서 대출을 받고서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검찰은 대출금 상환이 리솜리조트 법인 계좌를 거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농협 측이 이를 대납해준 게 아닌지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솜리조트가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때는 언론을 통해 농협의 특혜 대출 의혹이 불거진 뒤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농협에서 정상 대출이 어려워지자 제2금융권이 리솜리조트의 '흑기사'로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NH캐피탈은 농협금융지주가 100% 출자한 농협은행의 형제 회사이며, 효성캐피탈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알려진 효성그룹 계열사다.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과 신상수(58) 리솜리조트그룹 회장 모두 전 정권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지난해 9월 지원된 대출금은 사전에 확인된 자금 용도로 사용됐고 제2금융권의 대출금 상환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없다"면서 "해당 대출은 세월호 여파 등으로 인한 영업 및 분양 저조에 따른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지원 자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솜리조트의 제2금융권 대출은 리솜리조트 각 사업장의 장래 신용카드 매출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농협은행의 대출과는 무관하게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라며 "각 사업장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결제대금을 신탁사가 수령해 리솜리조트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상환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