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빈소...'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2015-08-19 03:24
"마음이 넓었던 분" 애도...조문 줄이어
아주경제 김현철·윤정훈 기자 =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은 생전에는 외지에서 쓸쓸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빈소만큼은 외롭지 않았다.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조문이 시작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물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는 CJ 직원들 때문에 빈소의 내부상황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조문객이 오고 나가거나, 조화가 들어갈 때 자동문이 열리는 10여 초 뿐이었다. 잠시 열려진 문 틈 사이로 CJ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조문객을 맞이하는 모습만 볼 수 있다.
빈소에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화에 이어 이날 도착한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조화가 눈에 띄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낸 조화도 있었다.
이 명예회장 조문의 시작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열었다. 최태원 회장은 정식 조문이 시작되기 약 한시간 전에 빈소를 찾았다.
구 회장은 조문을 하고 난 뒤 기자들에게 "(이 명예회장이) 아무거나 잘 먹고 식성이 좋았다"며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삼성 사장단도 장례식장을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선두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오전 10시40분께 빈소를 찾았다.
오전 11시 이후부터는 재계 총수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 회장에 이어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과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조문했다.
오후에는 배우 이정재, 가수 이승철,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사장 등 연예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 명예회장의 시신이 장례식장에 도착한 지난 17일 저녁에는 삼성, 신세계, 한솔, 새한 등 범삼성가의 오너 일가가 결집해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관장과 딸인 이부진 사장은 두손을 꼭 잡은 채 이날 오후 8시께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오후 9시께 담담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이 부회장의 조문으로 그동안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재산 상속 소송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삼성가와 이 명예회장의 CJ 가문이 화해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범삼성가 인사와 비교해 이 부회장이 너무 짧은 시간 빈소에 머물러 충분한 대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17일 오후 8시께 빈소를 방문했다. 정 부회장은 2시간여 빈소를 지키다 장례식장을 떠났다.
장례식장은 이 명예회장의 직계 가족인 부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날 미국에서 귀국한 장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지켰다.
한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다른 고객들은 이 명예회장의 수많은 문상객들과 문을 막고 서 있는 취재진 등으로 인해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